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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서울국제신약포럼] "제약업체 항생제·백신 개발 위해선 정부 정책지원이 필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18 17:42

수정 2015.06.18 22:09

세션 2 제약산업 미래 먹거리 - 신종 질병 치료제
젬 오제산 한국MSD 메디컬디렉터 ■약력 △터키 이스탄불 의대 △화이자 임상연구매니저 및 메디컬매니저 △MSD 중앙아시아 및 아프리카 임상디렉터 △MSD 아프리카메디칼디렉터
젬 오제산 한국MSD 메디컬디렉터 ■약력 △터키 이스탄불 의대 △화이자 임상연구매니저 및 메디컬매니저 △MSD 중앙아시아 및 아프리카 임상디렉터 △MSD 아프리카메디칼디렉터

임원빈 동아ST 이사 ■약력 △서강대 화학과 △아주대 분자과학기술학과 의약화학전공 박사 △동아ST 신약연구소 연구위원, 신약연구 1팀장
임원빈 동아ST 이사 ■약력 △서강대 화학과 △아주대 분자과학기술학과 의약화학전공 박사 △동아ST 신약연구소 연구위원, 신약연구 1팀장


"1970년대 이전에 대부분의 항생제 개발이 완료되며 인류는 바이러스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항생제 내성균이 창궐하며 다시 큰 위험에 직면한 상태다."

항생제 내성균과 메르스·에볼라 등 신종 전염병의 유행으로 새로운 백신 및 항생제의 개발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 제약사의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인센티브제를 포함한 산업·대학·정부 간 협력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 공동 주최로 18일 서울 소월로 그랜드하얏트호텔 리젠시룸에서 열린 제7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임원빈 동아에스티 이사는 "항생제 내성률이 급격히 상승한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처럼 바이러스의 유행 속도가 빠른 이유는 적합한 항생제가 없기 때문"이라며 제약사의 항생제 개발을 촉구했다.


같은 세션의 강연자로 나선 젬 오제산 한국 MSD 상무도 "의학자들은 다양한 백신을 개발한 것에 대해 자긍심을 느낄 만하지만 여전히 다양한 질병에 대한 백신 수요가 있는 만큼, 현재 상황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새로운 백신 개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2차 바이러스와의 전쟁' 대비를

1960년대까지 천연두·장티푸스·백일해·파상풍 등 주요 바이러스에 대한 항생제 개발이 완료되며 인류는 '1차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임 이사는 "그 전까지 인류의 평균수명은 40세 안팎이었지만, 1970년대 이후에는 70세를 넘어 80세까지 바라보게 됐다"며 "의학자들은 이제 바이러스로 인한 인류의 고통은 사라졌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풍조는 제약 업체가 항생제 개발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낳게 됐다. 수익률이 뛰어난 성인병·암·치매 등 노인성 질환에 초점을 맞춰 치료제 개발을 진행한 것.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가 1993년 전 세계 결핵에 대해 비상 상황을 선언하는 등 신종 전염병에 대한 위기는 점점 고조돼 갔다. 이후 2000년대 에볼라 등 신종 전염병의 등장과 항생제 내성균의 유행으로 인해 제약 업계는 새로운 항생제 개발을 요구받게 됐다.

임 이사는 이에 대해 "2013년 미국에서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된 사람이 200만명을 넘었고, 2만3000명이 사망했다. 이 숫자는 점보제트기가 1년간 매주 추락해야 나오는 어마어마한 수치"라며 "이는 최소 숫자이며, 이미 감염자를 추산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항생제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제약사의 낮은 수익성, 정부가 인센티브 제공 필요

항생제와 백신의 개발이 더뎌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에 대해 강연자들은 일제히 '제약업체의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임 이사는 "항생제 개발은 투자 대비 수익률이 거의 제로"라고 말했다. 젬 상무도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만 봐도 투자액이 8억달러, 시설 비용까지 따지면 15억달러가 든다"며 개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미국 정부는 이런 제약 업체의 어려움을 통감해 항생제를 개발하는 제약업체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2012년 미 식품의약국(FDA)의 '항생제 인센티브 프로그램'(GAIN)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는 제약사에 재정 및 특허상의 혜택을 주는 조치다.

임 이사는 "실제 이런 조치를 통해 미국감염학회는 2020년까지 10개 항생제를 개발할 목표를 세웠으며, 이미 5개는 개발 완료했다"며 "국내도 이런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젬 상무는 "작은 제약회사는 (백신 개발) 관심이 있지만 재정 능력이 없고, 대형사는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며 "에볼라, HPV 바이러스 등의 개발을 위해 제약기업은 학계 및 정부와 협력하며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서 임 이사는 백신 및 항생제의 라이선싱 아웃을 추진하는 업체에 대해 조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시벡스트로 라이선싱 아웃 과정에서 트리우스라는 신생 개발 업체와 만나 빠르게 계약할 수 있었다"며 "경험상 라이선싱 아웃을 계획할 때 글로벌 제약 업체와 계약하기보다는 수요를 가지고 있는 바이오 벤처를 찾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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