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훈 교수는 3일 "적당한 긴장은 시험 당일 주의력과 집중력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지나친 긴장과 불안감은 오히려 주의력을 감퇴시켜 시험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복식호흡으로 안정을 찾자
시험 당일에 시험지를 받아 드는 순간 일시적인 초조와 불안, 시험시간 내내 오금이 저리고 눈앞이 아득해지면서 머리가 텅 비어버리는 느낌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시험불안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는 우선 수험생 자신의 마음가짐을 편안히 하고 수능의 성패가 곧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또 시험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초조해 하기보다는 이제까지 준비한 것만 최대한 잘 발휘해서 시험을 치르겠다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시험불안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부모의 지나친 기대나 성취 지향적 태도라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시험에 임박해서 부모가 수험생에게 시험결과에 대한 기대를 표현하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
시험 중 지나치게 긴장이 될 때는 팬을 잠시 내려놓고 편안한 장면을 상상하면서 천천히 복식호흡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또한 손으로부터 시작해서 팔, 얼굴, 목, 배, 다리, 발의 순서로 몸의 각 부위에 힘을 주었다가 천천히 힘을 빼는 점진적 이완요법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수면은 6시간 이상 충분히
'4당5락'이란 말을 염두에 두고 이제껏 공부해왔다면 수능시험을 코앞에 둔 이 시점에서는 '5당4락'을 염두에 두고 공부해야 한다. 수면 시간이 5시간 이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꾸벅꾸벅 조는 '미세 수면'이 생겨 시험에 장애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시간이 부족하다는 강박감 때문에 무리해서 수면시간을 줄여가며 공부하면 오히려 신체리듬이 깨져 시험 당일 낭패를 볼 수 있다. 물론 개인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최소 6시간 이상 잠을 자는 것이 좋다. 또 그동안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것이 익숙해져 있는 학생도 되도록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시험 당일의 시간표에 맞도록 몸을 적응시켜야 할 때이다. 시험 당일만 일찍 일어나면 몸은 깨어 있지만 그동안 밤 생활에 익숙해진 뇌는 오전 내내 멍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신체의 모든 기능이 가장 떨어지는 오전 1~3시 사이에는 공부를 해도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아 능률이 떨어지고 오히려 피로만 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험 전날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일부로 수면제를 사서 억지로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약국에서는 판매되는 대부분의 수면제는 반감기가 길기 때문에 다음날 아침까지도 약물의 영향이 남아서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단기 기억력의 감소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만약 잠을 전혀 못 이룬다면 전문의에게 반감기가 짧은 수면제를 처방 받아서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 밤에는 커피, 술, 담배, 각성제는 모두 숙면에 방해가 되므로 삼가야 한다.
정성훈 교수는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잠들기 전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고 난 후 따뜻한 우유 한잔을 마시고 잠자리에 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시간날 때마다 스트레칭해야
수험생들은 스트레스 때문에 폭식을 하거나 밤늦게까지 공부하면서 야식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책상 앞에 앉아서 장시간 공부만 하다보면 자연히 운동이 줄어들면서 하체비만을 가져올 염려가 있다.
밤늦게까지 공부하면서 먹게 되는 야식은 칼로리가 높지 않은 음식이 좋다. 또한 무덥다고 해서 실내에서 책만 보지 말고, 하루 30분 정도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한 후 샤워하면 체력증진은 물론 학습능률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단, 지나치게 과격한 운동은 피로감을 유발하므로 가벼운 산책이나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조깅 정도가 바람직하다.
특히 목 근육과 팔 근육이 뭉쳐있으면 뇌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부족해질 수 있으므로 때때로 두피와 목 부위를 마사지하여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다.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기분 전환을 위해 시간 날 때마다 스트레칭을 해주면 신체적 피로는 물론 근육의 건강을 지켜주는데도 도움이 된다. 매 시간마다 목을 돌리거나 양팔을 크게 뒤로 벌려 여러 번 돌려주는 동작을 반복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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