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이 흔들리고 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취업,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가 속출하고 있다. 취업 전 학자금 대출을 이용해 정부에 빚을 진 청년들도 증가하고 있다. 1인당 빚도 평균 525만원에서 704만원으로 커졌다. 심지어 교육.훈련을 받지 않으면서 구직 의욕마저 없는 '니트(NEET)족' 비중도 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니트족 비중은 15.6%로 회원국 평균(8.2%)보다 7.4%포인트 높았다. 불황이 낳은 산물이다.
한국 청년들은 지금 벼랑끝에 서있다. 청년실업률은 올해 6월 10.2%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체감 청년실업률은 23%에 달한다. 베이비붐 세대 자녀들도 오는 2019년까지 대거 노동시장으로 진입한다. 내년부터 근로자 정년은 60세로 연장된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은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어렵게 얻은 일자리에서 받은 월급은 학자금 대출 상환과 월세 등으로 없어진다. 취직을 해도 돈을 모을 수 없다. 결국 결혼을 늦추거나 포기한다. 결혼을 해도 육아비용과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출산을 거부한다. 악순환이다. 안타깝다.
정치권도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안다. 그래서 분주히 움직인다. 노동시장 선진화 특별위원회, 청년일자리 창출 및 노동.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위원회 등을 만들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당장 모든 것이 해결될 듯하다. 하지만 뒤돌아서면 노사정위원회가 잘못하고 있다,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 필요하다는 등 딴소리들만 해댄다. 난리법석만 떠는 셈이다.
정부도 최근 청년 고용절벽 해소를 위한 종합대책을 내놨다. 벌써 여섯 번째다. 오는 2017년까지 20만여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겠다는 것이 골자다. 제대로 시행되면 청년고용률은 1.8%포인트(16만7000명) 상승한단다.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규직 일자리는 7만5000명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12만5000명은 직업훈련 확대, 인턴과 시간선택제이다. 자칫하면 비정규직만 양산하게 한다. 6개월 계약으로 인턴을 시작한 청년 취업자는 6개월 후 실업자가 되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고용창출과는 거리가 멀다.
청년실업의 본질은 미스매치(부조화)에 있다. 그 해결책은 청년들에게 양질의 안정된 일자리 제공에서 찾아야 한다. 규제도 과감히 풀어 기업들의 투자환경을 개선시켜야 한다. 투자가 선행되지 않으면 고용규모가 커질 수 없어서다.
임금, 복지 등 중소기업의 근로조건도 바뀌어야 한다. 청년층이 중소기업 취직을 회피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자랑스럽지 못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히든챔피언 기업이 필요한 이유다. 청년세대도 일자리를 보는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노동시장과 학교교육의 연계시스템도 혁신해야 한다. 청년실업의 미스매치는 이 모든 것이 융복합될 때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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