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사회에 기업가 정신의 쇠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아니 쇠퇴에서 더 나아가 '상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 탄생에 대해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노동을 통해 임금을 받고 부를 쌓는 것은 정당하며, 부를 쌓는 이유는 사회에 유익한 데 쓰기 위함"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현재의 기업가 중 상당수는 이와는 괴리된 듯하다.
기업들이 투명·윤리·준법경영을 강조하지만 횡령, 배임으로 대기업 집단 총수들이 잇따라 사법처리되면서 기업과 기업인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강화되고 반기업 정서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현대 기업가의 비리, 부패는 기업가 정신의 쇠퇴 및 상실에 기인한다. 문제의 해결 방법은 신기업가 정신을 되살리는 일에서 시작된다. 한국 기업의 새로운 '기업문화'를 올바로 정립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
세계은행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2015년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189개국 중 4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4년(5위)보다 한 단계 상승한 것으로 역대 최고 순위다. 또한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는 1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에서는 뉴질랜드, 덴마크에 이은 3위이며 매우 긍정적인 성과이며 산업사회 개혁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기업의 자율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규제가 많은 나라로 손꼽힌다. 이는 기업가정신을 발휘하기 힘들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규제는 기업가정신과 무관하게 선제적으로 대폭 개혁돼야 한다. 규제가 필요 이상으로 많으며, 수많은 규제가 서로 상충해 기업가가 현실적으로 혁신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규제 개혁은 절체절명의 정부의 과제다.
무엇보다 현 시기에 요구되는 신기업가 정신의 요체는 세 가지다. 첫째는 끊임없는 혁신이다. 둘째 글로벌 시장을 보는 안목이며 셋째는 유연한 서비스 정신이다. 이러한 신기업가 정신은 대기업인뿐만 아니라 청년 창업가에게도 요구되는 시대적 필요 덕목이다. 특히 청년 창업을 활성화하고 성공률을 높이는 새로운 문화의 정착이 필요하다.
이러한 주체는 인재 양성에 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 과거의 인재 양성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우리는 김연아 선수가 불모지의 피겨스케이팅에서 세계 정상에 우뚝 솟은 사실에서 배워야 한다. 김연아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에 하나의 것만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16년 동안 한 가지 종목에 일관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노력해 세계 정상에 올랐다.
창업 성공의 핵심은 대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창업한 벤처를 인수합병(M&A)하는 것이다. 내수형 벤처보다는 글로벌 벤처를 창업해야 하며 우리는 이러한 글로벌 벤처를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의 방법으로 삼아야 한다. 신기업가 정신과 윤리에 바탕을 두고 성공을 위한 도전적 실패도 인정해주는 청년 글로벌 기업 창업과 세계화에 한국의 밝은 미래가 있다.
김태완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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