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착용이 3대 실명질환 중 하나인 황반변성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김재휘·김철구 교수팀은 평소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던 황반변성 환자들이 안경을 착용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더 빨리 재발을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김재휘 교수는 "황반변성은 질병의 특성상 초기치료가 잘 되었다 하더라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빨리 재발을 인지해 바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면서 "안경을 착용하면 안경을 쓰지 않은 환자에 비해 시력저하를 빨리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황반변성 환자는 평소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우리 눈 속에는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이라는 신경조직이 있다. 황반은 이 망막의 중심부로 다른 부위보다 노란색을 띄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빛 자극에 반응하는 시세포가 밀집되어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시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시력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질병에 의해 황반부가 손상되면 시력이 저하되며 물체가 휘어져 보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황반변성'은 노화에 의해 황반부에 노폐물이 쌓이고 신경조직이 손상되는 연령관련 질환이다. 초기 황반변성의 경우에는 별 증상이 없으나 진행하여 나쁜 혈관조직이 자라 들어오는 '습성황반변성'으로 진행될 경우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할 수 있다.
황반변성은 일반적으로 50대 이상에서 주로 발생하며, 특히 70대 이상이 되면 발병률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최근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황반변성의 발생률 역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황반변성 진료인원 분석 결과, 2009년 약 11만2천여명에서 2013년 약 15만3천여명으로 5년 전보다 36.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증가율 8.1%로 매년 황반변성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연구팀은 황반변성 환자 48명(안경착용자가 20명, 미착용자가 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안경착용자 20명 중에서는 15명이 재발을 인지해 인지율 75%였다고 밝혔다. 미착용자 28명 중에서 12명이 인지해 인지율 42.9%였다.
김 교수는 "환자가 평소 안경을 착용하며 생활했다면 황반변성이 재발하면 평소에 잘 보이던 글씨들을 제대로 읽을 수 없기 때문에 더 빨리 인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호주 검안학회 공식학술지(Clinical and Experimental Optometry) 2016년 1월호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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