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학가 '자기주도학습 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19 17:08

수정 2016.04.19 17:08

경희대 '독립연구' 과정, 전공·연구주제 무제한
이화여대 '도전학기제' 학생 지원 경쟁률 높아
스스로 학업기회 넓혀 취업에도 긍정적 영향
'비상경계 여대생을 위한 취업 매뉴얼' '총선을 통해서 본 청년의 정치 참여 실태 분석' '어르신 지혜의 기록과 소통' '위치기반 중고도서 거래플랫폼 개발' '3인 소규모 인디게임 제작 및 출시'

현재 국내 대학에서 진행중인 연구과목 이름들이다. 연구과목 명칭도 참신하지만 해당 연구를 진행하는 학생의 전공을 들여다보면 특이하다. '비상경계 여대생을 위한 취업 매뉴얼'의 경우 정치외교학 전공 학생이 연구 중이고 '총선을 통해서 본 청년의 정치 참여 실태 분석'은 관광학과 학생이, '어르신 지혜의 기록과 소통'은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이 수강중이다.

학생들이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연구 주제로 정해 수업을 개설한 것으로, 전공과 관계없이 본인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게 특징이다.

19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대학가에 이같이 학생 스스로 원하는 수업을 개설해 공부하는 수업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자기주도학습'인 셈이다. 자기주도학습은 학습자 스스로 학습 참여 여부부터 목표 설정 및 교육 프로그램 선정과 교육평가에 이르기까지 교육의 전 과정을 자발적 의사에 따라 선택하고 결정하는 학습형태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경희대는 독립연구라는 과목으로 본인 전공에 관계없이 전교생을 대상으로 기존의 학제와 학문이 담보해주지 못하는 창의적 연구 과제를 정해 2학점의 과목으로 연구할 수 있게 했다. 서울캠퍼스와 국제캠퍼스에 각각 55개, 22개 등 모두 80개의 연구과제가 시행중이다.

180명의 학생들이 해당 수업에 참여중이며 미술 전공학생이 포유류와 조류의 해부학과 특징을 연구하거나 중국어 전공학생이 MSG는 인체에 해로운지를 연구하고 관심이 높은 창업과 도전, 한류관광, 대기업 신뢰지수 개발 등을 연구하기도 한다. 경희대는 이번 운영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각 학과별로도 독립연구를 과목을 개설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아주대는 '파란학기제-아주 도전학기 프로그램'이라는 과목으로 시작해 현재 학생 120명이 42개팀을 구성해 참여중이다. 한학기나 두 학기에 걸쳐 최대 18학점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파란학기제 역시 한 학기동안 학생들이 하고자 하는 연구 과제를 정해 공부하는 것으로, 대학시절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보도록 하는 취지다.

미디어학과 학생이 패션 창작 브랜드 제작 및 런칭에 도전하거나 경영학과 전공학생이 고전읽기에 참여하기도 해 전공과목을 공부하면서는 할 수 없던 일을 파란학기제를 통해 할 수 있다. 단편영화를 제작하거나 수화를 이용한 심리상담, 인디게임과 경주용 자동차 제작 등도 도전 과제로 시행중이다.

이화여대도 올해 도전학기제를 처음 운영중이다. 지난해 신청자를 선발해 30명이 참여중으로, 한 학기 당 9학점을 도전학기제 과목으로 수강할 수 있다. 해당과목은 본인의 꿈에 맞는 활동을 스스로 설계해 기존개설과목이나 새로 개설되는 과목으로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첫 선발에서는 2대 1 정도의 지원 경쟁률을 보였고 올해는 다음학기 대상자 선발을 앞두고 지난 2~3월부터 관련 문의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화여대는 2018학년도에 정시 입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유전공학부를 전체 학과에서 실시해 100% 학생들의 희망 전공이 반영되도록 할 예정이다.

건국대 역시 내년부터 학생 주도로 커리큘럼을 짜는 '플러스 학기제' 를 도입한다.
'대학판 자유학기제'로 선진국 대학들의 유연학기제와 비슷한 방식이다. 학생들이 기존의 4학년제, 2학기제의 틀에서 벗어나 최대 15학점까지 현장전문성을 강화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


대학가 관계자는 "대학들이 학생 자율적으로 선택해 공부할 수 있는 과목을 개설하고 있다"며 "대학 지원 사업과 연계해 추진하기도 하지만 자율적으로 학생들에게 학업 기회를 넓혀주고 취업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제공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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