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근은 10일 인천 드림파크CC 드림코스(파72·6938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티업·지스윙 메가오픈(총상금 5억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8언더파 260타를 기록한 장이근은 임성재(19), 현정협(34)의 추격을 2타차 공동 2위(최종합계 26언더파 262타)로 따돌리고 장상에 우뚝 섰다. 장이근의 우승 스코어는 KPGA코리안투어 72홀 최다 언더파와 최저타수 신기록이다. 종전 72홀 최다 언더파와 최저타수는 기록은 이형준(25·JDX멀티스포츠)이 작년 카이도코리아 투어챔피언십서 기록한 26언더파와 262타다.
첫날 8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오른 뒤 단 한 차례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지난 6월 코오롱한국오픈에 이어 시즌 2승째다. 올 시즌 14개 대회를 마친 상태서 멀티플 우승을 거둔 것은 장이근이 처음이다. 우승 상금 1억원을 보탠 장이근은 7개 대회 출전만에 최진호(33·현대제철)를 제치고 상금 순위 1위(4억7019만8000원)로 올라섰다. 또한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도 1000점을 보태 18위에서 6위로 도약했다.
1타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장이근은 3번과 5번홀(이상 파5)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으며 우승을 향한 고공비행을 했다. 하지만 추격자들이 버디 퍼레이드로 맹추격전을 펼치면서 우승은 결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장이근은 후반 11번, 12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승기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14번홀(파3)에서 8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3타차 리드를 유지하면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장이근은 "신기록 수립보다는 우승하는데 더 목적을 뒀다. 그런데 우승에다 신기록까지 수립하게 돼 기쁘다"며 "티샷이 좋지 않았는데 결정적일 때 퍼트가 들어간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지난 겨울 미국에서 스윙코치(데이나 다코)와 함께 스윙에 변화를 주면서 비거리가 늘어나 골프가 많이 좋아졌다. 그리고 한국오픈서 우승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이번 대회 우승을 계기로 내주부터 2주 연속 열리는 초특급대회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어 "올해는 PGA투어 2부투어인 웹닷컴투어 시드를 확보한 뒤 궁극적으로는 PGA투어에 진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게 목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며 맹추격전을 펼친 현정협과 이번 대회 출전자 중 최연소자로 일본프로골프(JGTO)투어를 병행하고 있는 임성재가 4타를 줄이며 선전했으나 장이근의 기세에 한계를 느끼고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현정협은 시즌 두 번째 준우승, 임성재는 국내 대회 개인 최고 성적에 만족해야만 했다. 장이근의 우승에 버금잘 정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이승택(22·캘러웨이골프)이었다. 이승택은 이날 무려 12언더파 60타를 몰아쳐 KPGA코리안투어 18홀 최저타 신기록을 수립했다. 종전 기록은 11언더파 61타였다. 하지만 이승택은 마지막날 불꽃타에도 불구하고 단독 4위(최종합계 25언더파 263타)에 그쳤다.
이번 대회는 그야말로 기록 풍년이었다. 홀인원이 3개, 이글 54개, 그리고 버디가 자그만치 1966개나 나왔다. 이 또한 투어 신기록이다. 그 덕에 사상 최초로 본선 진출자 75명 전원이 최종합계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한편 KPGA코리안투어 다음 일정은 오는 14일 인천 청라 베어즈베스트골프장에서 개막하는 초특급 대회 신한동해오픈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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