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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기업대출 2개월간 10兆 급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0 18:05

수정 2017.09.10 22:15

8월 기업여신잔액 511兆.. 국민銀, 올 여신증가율 1위
中企대출비중 72.5%로 확대.. 중기대출연체율 오름세.. 당국, 철저한 모니터링 필요
시중銀 기업대출 2개월간 10兆 급증

하반기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줄어들던 대기업 대출 잔액도 하반기 들어 소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은행들이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자산을 키우면서, 기업 여신에서 차지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비중 차이는 점차 벌어지는 추세다.

■기업대출 하반기 상승폭 키워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NH농협.우리 등 5대 은행의 기업 여신 잔액이 지난 8월 기준 511조 188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주춤하던 기업대출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지난 2개월간 10조원 가량 불어났다.

신한은행은 지난 8월 기준 기업 여신 잔액이 91조5834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2개월간 1조7600억원 가량이 급증한 것으로, 증가규모가 상반기의 두배 수준이다.

우리은행 역시 8월 기업 여신 잔액이 87조 2300억원으로 올해 처음 87조원을 돌파했다.
하반기 들어 기업 여신을 1조 4800억원 가량 늘린 영향이 컸다.

특히 올해 기업 여신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KB국민은행이다. 지난 8월 기준, 국민은행의 기업 여신 잔액은 102조원 8896억원을 기록하며 하반기 처음 102조원을 돌파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업 대출을 꾸준히 늘려 기업 여신잔액이 지난해 연말 대비 6% 가량 늘어났다. 이는 5대 은행 중 가장 많이 늘어난 규모다. 이에 따라 전체 여신에서 기업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4%에서 45%로 증가하며 가계대출과의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강조하고 있는 생산성 있는 분야로의 대출 확대를 국민은행은 이미 실시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 여신에 소극적이었던 NH농협은행 역시 하반기 기업 대출을 크게 늘렸다. 농협은행의 8월 기업 대출잔액이 80조원을 넘어섰다. 하반기 들어 1조1500억원 가량 급증한 수치다. 지난 상반기 5100억원 가량 기업 여신이 감소한 것에 비하면 확연한 증가세로 돌아선 셈이다. KEB하나은행 역시 8월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이 84조원을 넘어서며, 연초 대비 4% 가량 늘었다.

■철저한 모니터링 수반돼야

기업규모별로 나눠봤을 때 지난 상반기 급격히 줄어들던 대기업 대출이 하반기에는 소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8월 기준, 5대은행 대기업 대출 잔액은 75조6045억원으로 하반기 들어 8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5대 은행은 상반기에만 대기업대출 잔액을 5조원 가량 줄인 바 있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큰 폭으로 늘렸다. 8월 기준 5대 은행 중기 대출잔액은 370조8000억원으로, 하반기에만 7조원, 연간 18조원이 늘어났다. 전체 기업 여신 중 중소기업 대출 비중도 72.5%로 연초대비 1.5%포인트 가량 확대됐다. 반면, 대기업 대출 비중은 연초 16%에서 14%로 2%포인트 가량 줄어들었다.

기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줄어든 대기업 대출을 중소기업 대출이 채워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개인 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늘어나고 있어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4차산업혁명은 물론, 새 정부 기조에 따라 핀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지원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자영업자, 개인사업자 대출의 연체율이 하반기 들어 상승하고 있는 만큼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69%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가량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대출 연체율 0.58%보다 높은 수준이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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