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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문턱서 ‘저성장’ 고착화…반도체 뒤이을 신산업 절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4 17:03

수정 2017.12.24 17:03

국내외 기관, 한국 내년 성장률 전망 일제히 하향
7년째 세계성장률 밑돌아 올 세계 3.6% 한국은 3%
내년은 되레 0.1%P 하락.. 잠재성장률 하락이 치명타
신흥국 추격 따돌려야
반도체 빼면 수출 1.8% ↓.. 구조개혁 통해 체질 바꿔야.. 中 대체할 신시장도 개척을
선진국 문턱서 ‘저성장’ 고착화…반도체 뒤이을 신산업 절실

한국 경제가 올해 3% 성장을 달성할 것이 유력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저성장'의 꼬리표는 떼지 못하고 있다. 세계 경제성장률 대비 낮은 성장을 7년째 이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부문을 이을 새로운 성장동력 확충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 경제, 여전히 '저성장' 중

24일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3.6%에 이른다. 반면 한국은 올해 3% 성장해 세계 경제성장률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1년을 시작으로 단 한 번도 글로벌 성장률을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2010년까지만 한국 경제는 6.5% 성장을 기록, 세계 경제성장률(5.4%) 대비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한국이 3.7% 성장했지만 세계 경제는 4.2% 성장해 역전이 됐다. 이후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대비 '저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내년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IMF가 예측한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은 3.7% 수준으로 올해 전망치 대비 0.1%포인트 높다. 우리 경제는 반대의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 경제가 3.0% 성장을 기록한 이후 내년에는 2.9%로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경제가 세계 경제 대비 저성장의 늪에 빠지게 된 것은 잠재성장률의 하락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잠재성장률은 일반적으로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를 최대한 투입해 추가적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로, 한 국가의 기초체력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16~2020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연평균 2.8~2.9%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01∼2005년 4.8∼5.2%, 2006∼2010년 3.7∼3.9%, 2011∼2015년 3.0∼3.4% 등 하락세가 지속되다 마침내 3% 아래로 추락한 것이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하락하다보니 세계 경제의 호황에도 반등하는 힘이 약할 수밖에 없는 것.

■구조조정.신성장동력 발굴 요구

한 나라의 경제는 선진국에 진입할수록 경제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성장률은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실제 미국 경제는 지난해 1.7% 성장에 그쳐 세계 경제성장률에 비해 1.5%포인트 낮았다. 일본도 지난해 1% 성장해 세계 성장률에 비해 2.2%포인트 낮았다.

문제는 우리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에 이르기는 했지만 아직 선진국으로 진입했다고는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신흥국들이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는 동안 우리가 정체된 모습을 보인다면 추격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 구조조정이나 신성장동력 확충 등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승철 한은 부총재보는 잠재성장률 관련, "앞으로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잠재성장률이 더욱 빠르게 하락할 위험이 있다"며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구조개혁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반도체의 수출비중은 올해 17.0%에서 내년엔 19.9%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도체 수출을 제외하면 내년 한국의 총수출은 올해보다 1.8% 줄어들게 된다.

신성장동력을 발굴하지 못한 상황에서 반도체 호황이 불황으로 바뀔 경우 우리 경제는 큰 타격을 입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현재 경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등 IT를 대신할 산업을 발굴하고 중국을 이을 신시장도 개척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우리 경제규모가 커지다보니 성장률이 낮아진 것은 자연스럽다"면서도 "아직 우리가 선진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과거 고성장 시기의 구조를 탈피하는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하고 반도체나 중국을 대신할 신성장동력도 마련해야 된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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