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주요 경기 지표에 제시되는 올 하반기 한국 경제 전망은 암울하다. OECD는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를 지난 4월 99.5로 제시했다. 1달전 보다 0.2%p 감소한 것이다. 지난 2013년 1월(99.4)를 기록한 이후 5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경기선행지수는 100을 넘으면 경기 호황을, 이하는 불황을 의미한다.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의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올 들어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100.8을 기록한데 이어 2월 100.6→3월 100.4→4월 100.0 등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통계청은 이 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할 경우 경기 전환점 발생 신호로 판단한다.
통계청은 오는 29일 '5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는데, 경기 하강 국면이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주요 연구기관들이 판단하는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다소 엇갈린다. 기관별로 2.8~3.0%의 전망치를 내놨다. 다만, 하반기 경기 전망만을 예측했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상고하저' 현상이 뚜렷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경제 성장률은 3.0%에서 3.1%로 상향 조정했다. 대신, 하반기 경제 성장률은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은 2.8%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암울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2.9% 경제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내년에는 올해 보다 0.2%p 낮은 2.7%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도 한국 경제 성장률을 올해는 2.8%를 예상했지만, 내년에는 2.7%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성장세를 주도한 것은 민간 소비 증가와 수출이다. KDI는 민간 소비를 지난해 2.6%보다 2.8%로 0.2%p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민간 소비 증가율을 2.7%로, 3월 전망(2.6%)보다 0.1%p 올렸다. 다만, 반도체 등 특정산업에 대한 높은 의존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 등은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산업연구원은 이날 '2018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을 발표하며 반도체 수출은 글로벌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5.9%(상반기 42.5%) 증가가 예상되지만 증가세는 대폭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로 3.0%를 제시했다. 이는 정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 OECD 전망치와 같다.
민성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외적으로 미국의 통화긴축 영향과 신흥권의 경기 불안 지속 여부, 주요국과의 통상마찰 심화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적으로는 고용 여건의 개선 여부와 제조업 경기 부진의 완화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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