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조작 등 범죄사실 소명 경공모 회원 2명 구속 영장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출범 한 달 만에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 첫 구속에 성공하는 등 후반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은 지난 25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핵심 회원 '초뽀' 김모씨와 경공모 회원 '트렐로' 강모씨에 대해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와 증거 인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27일 이들에 대해 "범죄사실이 소명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드루킹과 함께 경공모의 댓글조작 자동화 시스템 '킹크랩'을 개발·운용하고 이를 통해 방대한 댓글조작을 벌인 혐의를 받았다.
김씨의 혐의는 정치권과도 연결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모임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했던 김씨는 드루킹 일당의 댓글작업이 진행된 포털기사 주소 9만여건이 담긴 USB(이동식저장장치)를 빼돌렸다가 경찰에 압수당했다. 해당 자료에는 드루킹과 경공모 회원들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2700만원을 후원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씨와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침체될 것으로 우려됐던 특검팀의 수사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검팀은 앞서 드루킹 핵심 측근 '아보카' 도모 변호사에 대해 첫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법조계에서는 구속영장 기각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를 고려했을 때 특검팀의 수사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경공모 핵심멤버에 대한 이번 구속영장 발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또 '초뽀' 김씨와 윤모 변호사를 이날 소환해 조사했다. 이들 모두 드루킹의 측근으로 특검팀은 이들을 댓글 조작 정황과 정치권 연루 의혹 규명에 중요한 '키맨'으로 보고 있다. 윤 변호사는 드루킹이 김 도지사에게 청와대 행정관으로 인사 청탁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법조계 한 관계자는 "공식 수사 기간이 30일 앞으로 다가와 특검팀으로서는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수사 기간 연장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정치권에 대한 특검팀의 수사 강도는 날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