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트럼프 "한국車, 관세 면제 검토" 지시..자동차업계 '기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25 12:19

수정 2018.09.25 12:1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한국산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 면제를 "검토해보라"고 지시하면서 '관세 폭탄'을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자동차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수입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면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한국 자동차의 절반 이상이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것이고, 중국·일본·독일·멕시코 등은 대미 무역 흑자 폭이 늘고 있지만 한국은 올해 상반기 25%나 흑자 폭이 줄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배석자에게 "문 대통령의 말씀을 고려해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미 행정부는 그동안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 자동차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최대 25%의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검토 절차를 진행해왔다.


이에 국내 자동차업계와 우리 정부는 미국 행정부 등을 설득하는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 실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달 18~19일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단 참여 대신 미국에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조니 아이잭스 조지아주 상원의원 등을 만나 관세 면제를 요청한 바 있다.

아직 구체적인 조치가 확정된 단계가 아니지만, 정상회담 자리에서 자동차 관세 문제가 거론된 만큼 국내 자동차 업계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검토 지시는 우리로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다만 멕시코처럼 고관세는 피해 가도 쿼터제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미국과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타결하면서 240만대 가량의 자동차 수출 물량에 쿼터를 부여했다. 이 물량을 넘을 경우엔 고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한국 완성차업계의 연간 대미 자동차 수출 물량은 전체 자동차 수출의 33%에 해당하는 85만대 가량이다.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에 판매한 127만대 중 60만대를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했고,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도 각 13만대씩 미국으로 수출했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 업체들의 경쟁력 상실로 국내 자동차업계가 입게되는 손실 금액은 총 2조8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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