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산업연구원은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 및 중국한국상회가 공동으로 지난 9월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 218개사(7개업종)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4·4분기 전망 경기실사지수(BSI)가 시황(103)과 매출(117)로 100을 넘어섰으나 전분기 대비 하락폭은 컸다. 설비투자(107)와 영업환경(89) BSI 전망치는 2분기 연속 추락했다. 제도정책(78) BSI는 4분기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지판매(119) BSI는 전분기에 이어 더 하락했다.
BSI는 기업들의 응답 결과를 토대로 0~200의 범위에서 산출한다. 100(전분기 대비 변화없음)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 수가 전분기 대비 증가(경기개선)를, 반대로 0에 근접할수록 감소(경기악화)를 뜻한다.
산업연구원 민성환 연구위원은 "4·4분기 제조업 BSI는 100을 웃돌았으나 2분기 연속 하락 추세다. 자동차와 섬유의류를 제외한 대다수 업종의 BSI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4·4분기 매출 전망 BSI는 제조업(116) 전체가 100을 웃돌고 있다. 자동차(140)는 전분기보다 상승, 섬유의류(103)도 8분기 만에 100을 넘어섰다. 하지만 전기전자와 금속기계, 유통업 등은 전분기보다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113)과 중소기업(118) 모두 100을 웃돌았다. 민 연구위원은 "대기업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이 떨어지면서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업종별로도 제조업과 유통업에서 현지수요가 부진하다는 응답이 현저히 증가했다. 제조업 중에서도 전기전자 업종은 수출 부진, 자동차는 현지수요 부진 문제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진출 제조기업들에게 경영 애로사항을 물은 결과, 현지수요 부진(21.1%), 인력난·인건비 상승(16.1%), 경쟁 심화(16.1%) 등의 순으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현지수요 부진'이라는 응답은 전분기(16.2%)보다 많아졌다. 유통업에서도 26.7%가 '현지수요가 부진하다'고 답했다.
특징은 전기전자 업종은 '수출 부진(3.0% → 14.7%)', 자동차 업종은 '현지수요 부진(29.0% → 40.0%)' 응답이 전분기보다 눈에 띄게 많아진 점이다.
미국·중국 통상마찰로 중국 진출 한국기업들은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전체와 유통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모두 30% 정도의 기업들이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자동차와 금속기계, 유통업은 중국경기 둔화로 인한 현지수요 위축(57.5%)을, 전기전자와 섬유의류, 기타제조업은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20.5%)를 부정적 영향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산업연구원 홍성욱 연구위원은 "기업들의 33.5%가 미·중 통상마찰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나머지 기업들은 대부분 아직 영향이 없다고 응답(61.9%)했는데, 전체적인 영향력은 아직 제한적임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진출 한국기업들의 3·4분기 BSI는 시황(95)이 100 밑으로 다시 떨어지고, 매출(102)은 100을 소폭 넘어섰다. 현지판매(98)가 다시 100 밑으로, 설비투자(109)는 전분기보다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화학(97)과 섬유의류(97)가 100 아래로 떨어졌다. 전기전자(103) 업종은 하락폭이 컸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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