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보고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80)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권희 부장판사)는 14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장수(71)·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70)은 무죄를, 위증 혐의로 기소된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40)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 전 비서실장이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박 전 대통령이 실시간으로 시시각각 20~30분 단위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허위 답변한 서면질의 답변서는 허위공문서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직후 국회질의에 대비하기 위해 정무수석실에서 대통령 행적을 정리해 작성한 문서는 내부회의 참고용으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허위공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무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세월호 사고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대통령과 청와대의 미흡한 대응 태도가 논란이 됐고 국민적 논란을 해소하고자 국정조사를 실시했다"며 "그러나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이 제때 보고받지 못했다는 게 밝혀질 경우 논란이 될 것을 우려해 허위공문서를 작성해 행사했다. 이런 범행은 청와대 책임을 회피하고 국민을 기만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전 실장 등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세월호 참사 보고와 관련해 지난 2014년 7월 국회 서면질의답변서 등에 허위 내용의 공문서 3건을 작성해 제출하는 등 세월호 보고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날 10시 22분 이후에 최초로 서면 보고를 받았는데도, 위기관리센터를 통해 박 전 대통령과 통과를 10시15분부터 7번 통화를 했다고 거짓으로 알려줘 청와대 상황일지를 허위로 작성하는 데 공모했다는 혐의를 받은다. 김관진 전 실장은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불법으로 변경해 지침 원본을 손상하고 공무원에게 부당한 지시를 내린 혐의(공용서류손상)를 받는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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