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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74주년 광복절, 소녀상 찾은 시민들…"아픈 역사지만 소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5 13:09

수정 2019.08.15 13:09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찾은 시민이 시민이 우비를 입은 소녀상을 쓰다듬고 있다./사진=강현수 인턴기자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찾은 시민이 시민이 우비를 입은 소녀상을 쓰다듬고 있다./사진=강현수 인턴기자

광복절 74주년을 맞은 15일 오전부터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은 '평화의 소녀상'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태풍의 영향으로 이른 오전부터 비가 내렸지만,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부터 중·장년층 시민, 외국인까지 다양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부모님과 함께 방문한 전모양(14)은 우산을 푹 눌러쓴 채 한참 동안 소녀상을 바라봤다. 전 양은 "교과서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소녀상을 직접 보니까 슬프다"며 "일본이 어서 사과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전 양은 단식농성을 벌이는 김지선 학생에게 기부하고 싶다며 기부함에 만원을 집어넣기도 했다.
김지선 학생은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며 지난 12일부터 소녀상 옆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전 양의 어머니 최모씨(34)는 "광복절을 맞아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역사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위안부의 아픈 역사와 광복절의 소중함을 알려주기 위해 아침부터 나왔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이 좋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도 이곳을 찾았다. 중국에서 온 리우밍이(28)씨는 "방탄소년단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광복절과 소녀상에 대한 영상을 올렸는데 그걸 보고 궁금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소녀상에 꽃다발을 두러 온 노부부도 있었다. 김 할머니는 백합꽃 한 다발을 소녀상 옆에 내려놓으며 "광복절은 기쁜 날인데, 여기는 아직 기쁠 수 없는 곳이 아니냐"며 말끝을 흐렸다. 노부부는 웃음기 없는 표정을 하고 소녀상 옆에서 사진을 찍었다.

한편 일제강제노역피해자정의구현전국연합회, 일제강제노역피해자회 등은 이날 소녀상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일본 정부의 일제강점기 피해보상을 촉구했다.

장덕환 일제강제노역피해자회 대표는 이 자리에서 "먼 훗날 역사를 돌아보는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일제강점기의 아픔과 선친의 원한, 유족의 한을 풀고 과거 잘못을 정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시민들도 '일본은 강점기 잘못을 사과하고 보상하라, '일본 불매운동! 사지도 말고 팔지도 말자' 등이 현수막을 펼치며 일본 정부를 규탄했다.

일본 방송사들도 소녀상 주변 집회 현장을 찾아 취재를 벌였다.
아사히방송, 니혼TV 등은 소녀상의 사진을 찍고, 집회 참가자들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 강현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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