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다음달로 다가온 가운데 영국 정부가 작성한 합의 없는(노딜) 브렉시트 시나리오가 공개됐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노딜 브렉시트 발생 시 식품과 기름, 의약품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 인한 공공질서 혼란이 예상된다.
BBC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끄는 정부는 의회의 공식 휴회 전날인 11일(현지시간) 노동당 요구에 따라 '노란 해머 작전'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문서는 노딜 브렉시트 상황을 추정해 정부 대응책을 구상한 5쪽짜리 문건으로 이미 지난달 현지 일간지 타임스 일요판에 일부가 누출되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에는 일부 기밀 사안이 삭제됐다.
보고서에 의하면 영국 정부는 노딜 브렉시트 시 '최악의 경우'에 EU와 접한 국경 통과 시간이 매우 지체된다고 내다봤다. 영국 정부는 영불해협을 오가는 대형화물차의 약 85%가 프랑스의 새로운 관세 체제에 대해 준비가 돼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상품의 흐름이 현재 보다 40~6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이런 상황이 3개월 또는 그 이상 계속될 수 있고, 대형트럭이 국경을 넘는데 1.5~2.5일이나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신선식품 공급은 물론 포장식품 공급 역시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료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정부측은 "영국 전역에서 시위가 발생하는 등 공공 무질서와 공동체 긴장이 고조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이번 보고서 공개는 지난 10일 의회에서 브렉시트와 관련된 정부 내부의 모든 문건 및 e메일, 소셜미디어서비스(SNS) 메시지 등의 공개를 요구하는 안건이 가결된 데 따른 것이다. 야당 노동당 그림자(예비) 내각의 케어 스타머 브렉시트 장관은 "(정부) 문건들을 노딜 브렉시트의 심각한 위험을 확인해주고 있다"며 "정부가 이런 엄중한 경고를 무시하려는 것은 완전히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보리스 총리는 지난달 발표에서 밀린 현안은 빨리 처리하기 위해 의회 회기를 다시 시작한다고 선언했고 이미 이달 9일부로 의회 일정을 끝냈다. 영국 의화는 다음달 14일까지 휴회에 들어간 뒤 다시 열리며 존슨 총리는 올해 초 유럽과 합의한 대로 같은달 31일까지 노딜이 발생하더라도 무조건 EU를 떠나기로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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