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거래소 통해 아이템 거래
게임위, 첫 사례에 심사숙고중
게임위, 첫 사례에 심사숙고중
심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인피니티스타'를 체험해봤다. 아직 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지 않아 글로벌 버전에 접속했다. 일단 영어로 모든 콘텐츠를 즐겨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었지만 게임 자체를 즐기는 것은 무리가 없다.
■일반게임과 크게 다를 것 없다
게임에 접속하니 초창기의 웹게임 보다는 뛰어난 그래픽이 눈길을 끈다. 검을 사용하는 캐릭터와 주먹을 사용하는 캐릭터, 창을 사용하는 캐릭터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게임이 진행된다. 게임은 간단하다. 캐릭터를 선택한 뒤 전투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전투가 시작된다.
캐릭터 별로 다양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이용자가 스킬 사용을 결정할 수 없다. 전투는 완전 자동화돼 있다. 이용자 개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른바 '방치형'이라고 불리는 게임 형태다. 자동으로 전투가 진행되고, 전투를 통해 경험치 캡슐과 게임머니를 획득할 수 있다. 경험치 캡슐을 이용해 캐릭터 레벨을 올릴 수 있고 게임머니로 스킬을 강화할 수 있다. 일반적인 게임의 진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템 강화 재미 느끼려면 '지갑' 연동 필수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템을 장착해야 한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다. 아이템을 제작하거나 합성하면 아이템이 내 지갑에 담긴다. 아이템을 지갑으로 보내서 블록체인 기반 아이템 교환소로 이동시키면 아이템을 사고 팔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갑으로 아이템을 보내려면 '마이이더월렛'과 같은 지갑을 연동해야 한다. 연동절차는 클릭 몇번으로 간단하다., 그러나 암호화폐 지갑이 없는 이용자는 지갑부터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첫번째 진입장벽이 발생한다.
■"일반 게임과 같은 기준으로 심의하면 될 일"
게임 내에 구현된 기능만 보면 일반 게임과 다를 것이 없다. 아이템이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이라 불리는 기술로 제작된다는 것만 다르다. 게임 내에서 아이템 거래소를 지원하지 않는다. 외부의 NFT 전용 거래소를 이용하면 된다.
게임을 하면서 '도대체 이 게임이 왜 심의 문제로 고생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느낄 정도로 일반 게임과 같다. 게임 내에 거래소를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수많은 게임 이용자들이 아이템베이나 아이템매니아 같은 아이템 거래소를 통해 아이템을 거래하고 있다. 인피니티스타도 그런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거래소에서 아이템을 사고 파는 것은 이용자들이 선택하는 것이다. 게임 내에서 이뤄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게임 심의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블록체인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 외부의 NFT 거래소에서 거래될 가능성까지 내다보고 심의를 진행하는 것은 과도한 심의절차라고 보여진다.
블록체인 게임이라고 특별히 관리해야 한다는 논리도 받아들이긴 어려워 보인다. 이미 등급분류 기준이 있다면, 그 기준에 맞게 심의를 내주면 된다. 실제 체험해본 '인피니티스타'는 일반적인 웹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런 게임도 게임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어떤 게임이 심의를 받을 수 있을까. 그저 다른 게임들과 같은 기준으로 바라보고 심의를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을까.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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