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는 필리버스터 여론전 강화
[파이낸셜뉴스]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만류에도 신보라·정미경 의원은 단식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30일 밝혔다.
두 의원은 지난 27일 단식 농성에 합류한 뒤 다음날 새벽부터 황 대표가 단식하던 청와대 앞 텐트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이날까지 나흘째 농성이다.
황 대표가 8일째 단식 중 병원에 이송된 뒤 이를 이어가겠다고 자원하면서다.
이에 대해 박맹우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이날 이들을 찾아 단식 중단을 요구했으나 이들은 이를 거부했다.
박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가 거동이 어려운 만큼 제가 만류의 뜻을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내일이고 모레고 계속 설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의 단식 농성 강행 방침에 따라 한국당의 청와대 앞 단식 농성도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또 추가로 다른 의원들의 동조 단식도 이어질 전망이다.
신보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 최고위원으로서 저의 투쟁 장소도 이곳으로 정미경 최고위원과 함께해서 더 든든하고 단단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염려와 응원으로 청와대 앞을 찾아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흔들림 없이 묵묵히 이곳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올해 2월 당의 새 지도부가 꾸려지고 지금까지 황교안 대표의 나라 걱정하는 마음과 한 몸 다 바친 희생을 잘 알기에 병원에 가시자마자 '우리가 황교안'이라는 심정으로 단식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필리버스터로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 선거법을 막아낼 수 있다면, 하늘이 우리를 돕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그 어떤 거짓 선동으로 국민을 속여도 점점 국민은 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의원 다음으로 김성원 대변인이 같은 장소에서 단식을 이어갈 예정이었으나 김 의원의 단식은 일단 보류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선언에 따른 어린이 스쿨존 안전 강화법 무산 등 전날 본회의 불발 책임론과 관련 여론전을 강화하고 앞으로도 페스트트랙 저지를 위해 총력전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서 "한국당은 어린이 안전법안, 그리고 각종 시급한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며 "그 요구를 차갑게 외면한 쪽은 바로 여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필리버스터는 독재 악법을 막아 세우기 위한 법이 보장한 평화적이고도 합법적인 저지 수단"이라며 "우리의 저항의 대장정이 그토록 두렵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불법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터져 나오는 친문(친문재인) 게이트 국정조사를 수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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