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하락장에 ‘레버리지’ 사들이는 개미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3 18:25

수정 2020.02.03 18:25

신용거래 융자 잔액 10조원
‘빚내서 투자’ 7개월 만에 최대
증시 반등 기대에 돈 몰려
하락장에 ‘레버리지’ 사들이는 개미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잇지만 주식을 담보로 한 투자는 7개월여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개미들은 공포 국면 이후 반등에 대비해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10조1070억원으로 지난해 7월 9일(10조1756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코스피시장의 신용거래융자는 4조4917억원, 코스닥시장은 5조6153억원이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인 금액이다.
잔액이 클수록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시장 불안으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떨어지면 잔액이 줄어든다. 빚을 내 산 주식이 주가 하락 여파로 반대매매 물량으로 출회되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감소한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의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신용거래)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거나 외상거래로 산 주식(미수거래)에 대해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할 때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신용거래융자가 늘어난 것은 지수 반등을 예상한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설 연휴 이후 하락장이 이어지고 있으나 레버리지 ETF를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이고 있다.

개인은 지난달 설 연휴 이후 31일까지 나흘 동안 삼성전자(8026억원)에 이어 KODEX 레버리지(1424억원), 삼성전자우(1043억원),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727억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의 변동률에 1.5배나 2배 등 미리 지정한 배율로 수익률 변동 폭을 키운 상품이다.

전문가들도 증시 반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고, 증시 하락에도 신용공여 잔고가 견조했다"며 "매크로(거시) 지표 개선과 기대치를 상회하는 지난해 4·4분기 실적 흐름 등 긍정적인 요소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공포 국면이 지나가면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한국 주식시장은 월 초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된 공포심리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자극해 변동성을 키울 수 있으나 중후반 경기 부양정책에 대한 기대심리로 반등을 모색하는 한 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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