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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고개 숙인 날, 또 터진 막말… 이번엔 5·18 정신 폄하 [4·15 총선 국민의 선택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9 17:52

수정 2020.04.13 17:05

막말 프레임 갇혀버린 통합당
주동식 광주 서구갑 후보
"광주는 제사에 매달리는 도시"
과거 세월호 관련 망언도 논란
김대호·차명진은 당 결정 불복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 세번째)이 9일 선대위 지도부들과 국회에서 현안관련 긴급회견을 갖고 최근 김대호·차명진 후보 막말 논란과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 말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 공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려서는 결코 안 되는 수준의 단어를 내뱉은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 세번째)이 9일 선대위 지도부들과 국회에서 현안관련 긴급회견을 갖고 최근 김대호·차명진 후보 막말 논란과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 말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 공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려서는 결코 안 되는 수준의 단어를 내뱉은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잇단 막말 논란에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대국민 사과를 하며 겨우 진화에 나섰지만 불과 몇 시간 뒤 후보들의 돌출 행위가 속출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선거가 종반전에 돌입하면서 당 차원의 '말실수 경계령' 코드를 한껏 올렸지만 일부 후보의 검증되지 않은 민감성 발언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막판 지지층 결집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막말 파동을 자초하며 당에서 제명된 김대호 후보는 당 결정에 불복해 '버티기'에 들어가는 등 통합당의 총선 관리시스템이 삐걱거리는 양상이다.

9일 선거일을 불과 6일 앞두고 통합당이 스스로 막말 프레임에 갇히면서 종반전 선거 판세까지 뒤흔들 대형 악재가 되는 게 아니냐는 당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광주 서구갑에 출마한 주동식 후보는 지난 6일 녹화된 방송사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광주는 80년대의 유산에 사로잡힌 도시, 생산 대신 제사에 매달리는 도시, 과거 비극의 기념비가 젊은이들의 취업과 출산을 가로막는 도시로 추락했다"고 발언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선 "이분이 대한민국 대통령인지, 아니면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의 지시를 받는 남한총독인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후보의 이력도 도마에 올랐다. 주 후보는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며 매주 수요일 정기집회를 열고있는 단체인 '반일동상진실규명공동대책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앞서 주 후보는 지난 2018년 자신의 SNS에 '세월호 사태'를 언급하면서 "앞으로 매달 세월호 하나씩만 만들어 침몰시키자. 진상조사위 등 양질의 일자리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망언도 했다.

세종을에 출마한 김병준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조관식씨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부적절하게 합성한 사진을 SNS에 게시해 물의를 빚었다.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노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엎드려 절을 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등을 밟고 있는 사진이다. 사진에는 '나라를 팔아먹으려 나를 부엉이바위에서 작업했냐? 느그덜 다 죽었어'라는 문구가 삽입돼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조씨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조씨는 "얼마 전 카톡에 노 전 대통령께서 문 대통령을 밟고 있는 그림이 있기에 대통령을 이리 희화화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캡처해서 잠시 올렸다 삭제한 바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조씨는 결국 이날 공동선대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전북 군산 이근열 후보는 선거공보물에 '중국 유곽' 설치를 공약으로 담아 논란이 되고 있다. 유곽은 성매매 여성들을 일정 구획 안에 모아 영업하는 윤락업소를 뜻한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이날 오전 대국민 사과를 한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또 막말 파동이 일자 통합당은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김 위원장이 "전국의 후보자와 당 관계자들에게 각별히 언행을 조심하도록 지시했다. 그런 일이 다시는 없을 거라고 약속드릴 수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에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다시는 여러분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무색해졌다.


게다가 30·40대 비하 및 노인 폄하, '세월호 막말'로 당에서 제명된 김대호(서울 관악갑) 후보는 당의 결정에 불복해 버티기에 들어갔다. 차명진(경기 부천병) 후보도 제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 후보는 재심청구와 가처분신청을 하며 완주의사를 밝혔고, 차 후보 역시 "저를 눈엣가시처럼 생각하는 자들이 사실을 제대로 파악도 않고 또다시 막말 프레임을 씌워서 저를 매도하고 있다"고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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