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한 수사팀의 독자 수사 지휘를 내린 가운데 현직 검사가 "매우 잘못된 신호"라고 작심 비판했다.
대검찰청 감찰2과장을 지냈던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장검사(54·사법연수원 31기)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장관의 지휘가 자칫하면 일선에서 묵묵히 일하는 검사들에게 매우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뿐만 아니라, 수사과정을 바라보는 시각도 나뉘고 있는 상황에서 중립적이어야 할 장관의 지휘가 부적절하고,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배제하는 내용의 지휘 역시 법률상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그는 "'검언유착'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둘로 나뉜다. '검언유착'이라는 시각과 오히려 '권언유착'이라는 시각"이라며 "수사과정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검찰총장이 측근감싸기를 하기 위해 부당하게 서울중앙지검 수사에 개입한다는 시각과 수사팀이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시각으로 나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공익과 정의의 대변자인 법무부장관이 지휘를 한다면, 어느 한쪽의 입장에 치우치거나 어느 한쪽을 편드는 지휘가 아닌 양쪽 모두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지휘를 하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총장의 수사지휘권 배제를 지휘한다면, 당연히 현 수사팀의 불공정 편파 우려를 막기 위해 현 수사팀이 아닌 다른 수사팀, 즉 불공정 편파 시비를 받지 않고 있는 수사팀에게 수사토록 지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무부는 '채널A 관련 강요미수 사건 지휘'라는 공문을 추 장관 명의로 대검에 보내면서 "수사가 계속 중인 상황에서 전문수사자문단의 심의를 통해 성급히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은 진상 규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할 것을 지휘한다"고 밝혔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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