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13일 오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박 시장의 영결식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전날 밤부터 비가 내렸지만 고인이 돼 서울시청을 마지막으로 찾는 박 시장을 추모하기 위해 시청 앞에는 시민들로 붐볐다. 또 박 시장의 영결식을 취재하기 위해 국내 언론사를 비롯한 AFP통신 등 외신도 자리했다.
영결식 현장에는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행정1부시장),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유족과 시·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시민사회 대표 등 100여명의 제한된 인원만 참석했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 추모 영상 상영, 서울시향의 추모곡 연주, 조사와 헌화, 유족 대표의 인사말 등 순으로 진행됐다.
박 시장의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조사를 통해 "박 시장, 이렇게 갑작스레 떠나시니 비통함을 넘어 솔직히 어이가 없다. 우리가 이럴진데 유족들의 마음이야 어떻겠나"며 "사는 동안 나도 뜻밖의 일을 많이 겪었지만 내가 박원순 당신의 장례위원장 노릇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침통한 심경을 전했다.
백 교수는 이어 "어느 경우든 내가 항상 놀라고 탄복한 것은 끊일 줄 모르고 샘솟는 당신의 창의적 발상과 발상에 머물지 않고 현실이 되게 하는 실천력과 헌신성이었다"며 박 시장을 추모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애도의 시간"이라며 "애도가 성찰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성찰은 무엇보다 자기성찰로 시작된다. 박원순에 대한 종합적 탐구나 공인으로서의 행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애도가 끝난뒤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며 마땅히 그렇게 할 것"이라며 애도와 추모를 재차 강조했다.
이어 조사를 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제가 장례위원장 여기에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너무나 애석하고 참담하다"고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이날 유족대표 인사로 나선 딸 다인씨는 "아버지 가시는 길에 추모와 애도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갑작스런 이별에 누구보다 황망했을 서울시 직원 여러분에게도 미안하고 고맙다"며 "덕분에 저희 가족은 쉽지 않은 시간을 조금씩 견뎌내고 있다"고 전했다.
박씨는 "아버지가 처음 시장이 되실 때가 기억이 난다"며 "아버지에게 언제나 시민 한명 한명이 소중했다. 항상 시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시민의 결정에 따르던 시장이셨다"고 회고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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