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고용동향 살펴보니
취업자수 감소폭은 개선됐지만
정부 단기처방 노인일자리만 증가
제조업 고용은 넉달째 줄어들어
실업률 10.2%로 21년만에 최고
취업자수 감소폭은 개선됐지만
정부 단기처방 노인일자리만 증가
제조업 고용은 넉달째 줄어들어
실업률 10.2%로 21년만에 최고
6월 고용 수치가 양적으로 소폭 개선된 모습이나 상승 반전 면에서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청년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든 반면 정부에서 실업 해소 차원에서 단기처방책으로 추진한 노인 일자리만 호전되는 모양새다. 취업의 세대 간 균형이 깨진 셈이다. 더구나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제조업 일자리도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을뿐더러 감소폭도 커지는 추세다. 정부가 내놓은 "코로나19 충격에서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이라는 평가를 두고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년 전과 비교한 취업자 수 증감은 △3월 -19만5000명 △4월 -47만6000명 △5월 -39만2000명 △6월 -35만2000명으로 변화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두달 연속 취업자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4월을 저점으로 코로나19 충격에서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양적인 측면도 크게 개선됐다고 보긴 어려울뿐더러 질적인 개선은 여전히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당 36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35만1000명 줄었다. 반면 단시간 취업자(36시간 미만) 수는 63만8000명 늘었다. 취업자로 분류되는 일시휴직자 수도 1년 전보다 36만명 많다.
노인 취업자만 증가세
60대 이상의 노인층에서만 취업자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취약한 고용구조의 단면을 보여준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늘고 나머지 연령대 취업자 수는 감소하는 패턴이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나타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나타났던 고용 패턴과 유사한 모습이다. 특히 고용시장에 활발히 진출해야 할 2030세대는 여전히 고용의 벽에 막혀 신음하고 있다. 60대 이상 취업자 수가 33만8000명 늘어날 때 2030세대 취업자 수는 34만6000명 줄었다. 구체적으로 20대는 15만1000명, 30대는 19만5000명 감소했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10.7%로 역대 6월 기준 1999년(11.4%) 이후 최고치다.
특히 신규고용 핵심층이자 '취업준비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5~29세 고용률은 66.5%로 1년 전보다 3.8%포인트 떨어졌다. 실업률은 0.9%포인트 오른 10.2%를 기록했다. 고용률과 실업률 모두 지난 1999년 6월 이후 21년 만에 각각 최저치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이 대규모 신규채용을 멈추거나 상시채용 구조로 전환하면서 취업준비생이 고용절벽에 부딪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질 좋은 일자리 확보 비상등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제조업의 고용상황도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다. 제조업 취업자 수 증감은 올해 2월까지 플러스를 띠다가 3월부터 마이너스 전환한 이래 4개월 연속 감소폭을 더하고 있다. △3월 -2만3000명 △4월 -4만4000명 △5월 -5만7000명 △6월 -6만5000명이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16만4000명 증가하면서 전달(153만1000명) 대비 증가폭이 커졌다. 코로나19로 인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중단됐던 노인 일자리 사업이 5월부터 재개된 탓이다. 정부에서 공급하는 노인 일자리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 업종에 몰려 있다.
제조업 일자리 수는 당분간 회복하기 어려울 거라는 게 전문가 견해다. 김 연구위원은 "비대면 산업 일자리와 달리 대면식 일자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개선되기 어렵다"고 전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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