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3단계 거리두기보다 훨씬 세다" 당황한 자영업자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3 14:46

수정 2020.12.24 09:40

5인 이상 모임 금지, 50% 예약 제한 등 3단계보다 강력
"일단 모두에게 예약취소 요청.. 다 취소해도, 안하겠다 버텨도 고민"
22일 오후 셧다운 이틀을 앞 둔 강원 횡성 웰리힐리 파크 스키장이 썰렁한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22일 오후 셧다운 이틀을 앞 둔 강원 횡성 웰리힐리 파크 스키장이 썰렁한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지난 22일 발표해 24일부터 시행하는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이 자영업자들에게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보다 훨씬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특별방역대책에는 3단계엔 없었던 겨울스포츠 시설 이용제한 등 이른바 ‘핀셋 방역’ 때문이다. 겨울스포츠 시설 운영업체나 관광지 숙박업소 등 업계 종사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특별방역, 3단계보다 강력한 조치도 포함
23일 정부 등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전날 내놓은 연말연시 특별방역 조치엔 사실상 3단계보다 강력한 제재가 포함됐다.

대표적인게 ‘전국 식당에서 5인 이상 집합 금지’는 10인 이상 모임·행사를 금지한 3단계 조치보다 제재 강도가 높다.
특히 5인 이상 사모임 일체를 금지한 수도권 지자체 지침은 국내 코로나19 확산 이래 가장 강력한 방역 조치 중 하나로 꼽힌다.

호텔,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업소는 3단계 때보다 구체적인 제동이 걸렸다. 방역당국은 전국 모든 숙박시설에 대해 연말연시 동안 예약을 50% 이내로 제한하고 객실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수용을 금지하는 등 ‘초강수’를 뒀다.

정부는 3단계 적용 시 숙박시설을 집합금지 제외 시설로 분류하고 이용인원 및 운영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했지만 이번처럼 ‘50%’, ‘객실 수용 인원 제한’ 등과 같은 세부 내용은 정하지 않았다.

3단계에 명시되지 않은 시설들엔 ‘핀셋 방역’이 적용됐다. 내달 3일까지 집합금지 명령을 받은 파티룸과 스키장, 눈썰매장 등 겨울 스포츠시설이 그 대상이다.

‘필수시설’을 제외하곤 모두 문을 닫아야 하는 3단계에선 파티장, 스키장 등도 집합금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가 내놓은 3단계 안에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다. 요양병원 종사자의 사적 모임을 일체 금지하는 조치도 당초 3단계 계획에 없는 내용이다.

3단계보다 강화된 ‘연말연시 특별방역‘ 내용
항목 연말연시 특별방역(~1/3) 3단계
모임, 행사 5인 이상 금지 10인 이상 금지
숙박업소 전체 객실의 50%로 예약 제한, 객실 정원 초과하는 인원 수용 금지 이용인원·운영시간 제한(세부 지침은 x)
파티룸 집합금지 집합금지(구체적 명시는 x)
스키장·눈썰매장·스케이트장 집합금지 집합금지(구체적 명시는 x)
요양병원 종사자 사적 모임 금지 내용 없음
■"3단계보다 더하다니.." 자영업자들 '울상'
연말연시 방역대책이 사실상 ‘3단계보다 더한 조치’로 구성되자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큰 피해와 혼란을 우려하고 나섰다.

연말연시 예약이 이미 대부분 완료된 숙박업소들은 '예약취소 우선순위'를 두고 고민이 깊어졌다. 강릉의 한 펜션 업주는 "순위를 정할 수 없으니 일단 예약자 모두에게 취소를 요청했다"며 "손님들이 다 취소해버려도 고민이고 취소를 안 하겠다고 버텨도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당장 24일부터 문을 닫아야 하는 겨울 스포츠시설 179곳은 그야말로 '아우성'이다. 시설 내 자영업자들이 모조리 실직 상태에 놓이는 데다 스키장 이용권 대부분이 환불 규정이 복잡한 '시즌권'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스키장은 대기업이 아니라 수천 명에 이르는 영세 자영업자와 비정규 일용 근무자들의 일터"라며 "스키장 실태 파악 및 기업과의 어떤 협의도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진 결정에 탄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협회 측은 방역당국에 조치 완화 혹은 해제를 요구했다.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행위의 특성만 놓고 보면 야외에서 타는 스키나 썰매 등이 감염 위험도가 그렇게까지 높지는 않다”며 “다만 이번 대책에서 겨울스포츠 시설에 주목한 건 많은 인구가 겨울스포츠 시설로 집산된다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jo@fnnews.com 조윤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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