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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쌀 연구로 K작물 우수성 세계에 알렸죠" [fn이사람]

강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23 18:22

수정 2021.08.23 18:22

박지영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
"도담쌀 연구로 K작물 우수성 세계에 알렸죠" [fn이사람]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지난 18일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쌀의 날'이었다. 매일 접하는 쌀이기에 가치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쌀의 날을 맞아 쌀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소속 박지영 농업연구사(38·사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 연구사는 도담쌀을 연구해 당뇨병 예방효과를 구명하고 농식품 시장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데 일조 중이다. 최근에는 도담쌀 저항전분 구조와 우수성을 밝혀 세계적인 저널에 등재되기도 했다.

도담쌀은 쌀 품종 중 하나로 당뇨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쌀과 전분구조가 달라 밥보다 가공용으로 이용한다.

우리나라는 식생활의 서구화와 다양화로 밥쌀용 쌀 소비가 줄고 식량 작물의 소비 트렌드가 바뀌며 쌀 가공 산업체나 소비자 요구에 대응한 쌀 품종 개발과 특수미 개발이 활발해졌다.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이 비만이고, 남성 비만율은 40% 이상으로 특히 높은 수치다. 이에 박 연구사는 저항전분 쌀 소재를 탐색 후 도담쌀을 선발해 우수성과 전분 특성 구명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를 통해 도담쌀 전분과 저항전분의 분자학적 구조특성을 세계 최초로 구명했다. 도담쌀 저항전분은 아밀로펙틴이 효소에 의해 가수분해돼 아밀로스보다 분자량이 작은 중합도 20 이상의 긴 분자 사슬 비율이 높아 소화율이 낮은 것을 확인했고, 프리바이오틱 건강소재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에 세계 식품과학 분야 상위 3% 저널에 등재됐고, 이 과정에서 중국 개발 저항전분 함유 돌연변이 쌀 계통과 비교해 도담쌀의 우수성과 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고려대와 공동으로 동물모델을 활용한 기능성 구명연구를 통해 인슐린, 아디포넥틴 등 호르몬 분비를 조절해 혈당을 낮추고, 담즙산 배출을 증가시켜 당대사와 지질대사를 개선하는 효과도 확인했다.

도담쌀은 2016년까지 농가에서 재배되지 않다가 건강식품 원료로 도담쌀을 활용한 가공제품화를 위해 2017년부터 지방 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한 계약재배를 익산, 경산, 서산, 여수 등에서 추진했다. 이렇게 농가 계약재배 방식으로만 생산되고, 미리 계약한 산업체가 전량 수매하는 방식으로 수급이 이뤄져 다른 쌀 가공업체나 일반 소비자는 구매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약점을 개선하고 이용을 확산하기 위해 올해부터 국립식량과학원에서 농가 현장실증시험을 추진 중이다.

어려서부터 식품에 관심이 많아 자연스레 농업연구사가 된 박 연구사는 활용도 높은 연구를 완성해 농산업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2013년 도담쌀이 육성된 이후 제대로 농가에서 재배되지 않았기 때문에 용도를 개발하거나 특성 구명을 위한 연구가 필요했다"면서 "이 우수한 쌀을 어떻게 국민이 먹고, 실용화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연구해왔다. 시장 경쟁력을 위한 가공용으로 수입쌀 대비 우수성, 일반쌀과 차별화가 필요했고 과학적 입증을 통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0년 대국민 홍보 이후 많은 국민이 찾는 쌀이 돼 기쁘지만, 소비자 만족도를 위해 후속연구나 기술지원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며 "소비자들이 원하고 시대 흐름에 맞는 연구를 통해 국민과 우리 식량작물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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