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금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구체적인 횡령 혐의 내역이 공개됐다.
5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윤 의원 공소장의 ‘범죄 일람표’에는 윤 의원이 후원금 1억37만원을 217차례에 걸쳐 쓴 내역이 담겨 있다.
윤 의원은 2011년부터 작년까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와 그 후신인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지내면서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중 1억여원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쓴 혐의를 받는다. 또한 사기·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지방재정법·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총 8개 혐의로 지난해 9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전 의원실이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윤 의원은 2015년 3월 ‘A 갈비’라는 가게에서 모금액 중 26만원을 체크카드로 썼다. 같은 달 23일엔 돼지고기 전문점으로 보이는 ‘B돈(豚)’이라는 가게에서 18만4000원을, ‘C 과자점’에서 4만5000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온다.
그는 크리스마스이브였던 2014년 12월 24일엔 본인 개인 계좌로 받았던 모금액 중 23만원을 또 다른 본인 계좌에 넣었다. 2015년 7월엔 발마사지숍으로 보이는 ‘D풋샵’이란 곳에서 9만원을 쓴 것으로 돼 있다. 2016년 4월 속도위반 교통 과태료 8만원을 정대협 계좌에서 빼서 납부했고, 2018년엔 정대협 계좌에서 25만원을 개인 계좌로 보내며 ‘윤미향 대표 종합소득세 납부’라는 메모를 붙인 것으로 나온다.
2018년 3월엔 피해자 할머니 쉼터 소장 손모씨 명의 계좌에 들어있던 모금액 182만원이 별다른 용도 표기 없이 윤 의원 딸 계좌로 이체됐다. 손씨는 윤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던 작년 6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16년 7월엔 정대협 계좌에 들어있던 200만원이 ‘윤 의료비’라는 표기와 함께 윤 의원 계좌로 이체됐다.
윤 의원은 지난 8월 열린 첫 공판에서 "지난 1년 동안의 혹독한 수사로 저와 가족, 정대협 활동가들이 상처를 입었다"며 "무엇보다 인권을 위해 사신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고 걱정과 상심을 끼쳐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대협을 '윤미향의 사조직'이라고 부르는 것은 수많은 사람의 땀과 눈물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어떤 편견도 없이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전 의원은 “공소장대로라면 파렴치범이나 다름없는데도 윤 의원은 아무런 불법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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