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AI와 로봇팔이 공중정원을 만든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8 15:26

수정 2021.11.28 15:26

ETH, 세미라미스 프로젝트 가동
AI·로봇팔 이용해 설계·건축 결합
한 곳 바꾸면 자동으로 전체설계 변경
로봇팔이 서로 협동해 정확하게 작업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의 연구진이 인공지능과 로봇팔을 이용해 만든 공중정원 '세미라미스'조감도. ETH 제공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의 연구진이 인공지능과 로봇팔을 이용해 만든 공중정원 '세미라미스'조감도. ETH 제공
[파이낸셜뉴스]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ETH)의 연구진이 인공지능(AI)과 4대의 협력 로봇을 이용해 22.5m 높이의 새로운 공중정원 '세미라미스'를 설계해 만들고 있다.

28일 ETH에 따르면, 파비오 그라마지오와 마티아스 콜러 교수가 이끄는 ETH 연구진과 조경 건축가 등이 녹색 건축 조형물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의 설계와 로봇팔의 건축작업을 결합한 상직적인 프로젝트다.

이 공중정원은 높이가 22.5m이며, 나무로 만든 5개의 고깔을 뒤집어 기하학적 구조로 복잡하게 구성돼 있다. 이 고깔들은 8개의 가느다란 강철 지지대가 지지하고 있다.

ETH는 현재 로봇 팔이 나무 고깔을 만드는데 한창이라고 전했다. 또 각각의 나무 고깔들은 트럭에 실려 스위스 추크로 옮겨지고 있다.

이 건축 조형물은 내년 봄에 세워져 최종적으로 나무가 심어진다.
사람들은 2022년 여름부터 지상과 건물에서 이 목조 조형물을 볼 수 있고 그 안의 나무들을 보게 될 전망이다.

연구진은 이 조형물의 이름을 '세미라미스'라고 지었다. 고대 바빌론의 공중정원을 만든 바빌로니아 여왕의 이름을 딴 것이다.

4대의 로봇팔이 인공지능이 설계한 대로 공중정원에 쓰일 나무 고깔을 조립하고 있다. ETH 제공
4대의 로봇팔이 인공지능이 설계한 대로 공중정원에 쓰일 나무 고깔을 조립하고 있다. ETH 제공
스위스 데이터 과학 센터와 협력해 개발한 맞춤형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연구진에게 정교한 설계를 제시했다. AI의 설계는 고깔의 모양과 공간적 배치가 서로 다르다. 또 각각의 디자인이 고깔에 물을 공급하는 것 등과 같은 개별 변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감안했다.

마티아스 콜러 교수는 "AI 모델을 사용하면 기존 설계 프로세스를 뒤집고 프로젝트의 전체 설계 범위를 살펴볼 수 있으며, 종종 새롭고 놀라운 기하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ETH의 컴퓨터 로봇 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한 AI 소프트웨어(SW)는 나무 고깔의 디자인을 쉽게 조정할 수 있다. 예를들어 연구진이 약 70개의 나무 패널로 이뤄진 고깔 중 기하학적 구조의 한 지점을 수정하면 전체 설계를 조절한다. 이와 동시에 이 SW는 패널 무게 같은 제작 매개변수 등을 고려해 가장 효율적이고 무게를 견딜 수 있게 설계한다.

또한 로봇 팔을 이용한 목조 건축은 기존 건축과 비교해보면, 로봇은 사람이 무거운 물건을 들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정확한 위치를 잡는 것을 대신해 준다. 또 조립공정에서 복잡하고 비싼 하부 구조가 없어도 된다.

현재 ETH의 로봇 제조 연구소에서 실제 만들어지고 있다.
천정에 매달린 4개의 로봇팔은 각자 할당된 나무 패널을 집어 들고 마치 춤을 추듯이 인공지능의 설계에 따라 패널을 배치한다. AI 알고리즘은 로봇팔 움직임을 계산해 서로 충돌하지 않게 한다.
이렇게 로봇 팔이 만든 세미라미스의 나무 고깔은 각각 각각 51개에서 88개 사이의 나무 판넬로 이뤄져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