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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라더니' 경기도의회 평화의 소녀상 '수개월째 방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2 13:40

수정 2022.08.02 13:40

주변공사로 인해 출입 통제 '외부인 참배 불가능'
도의회 파행 장기화에 관리 주체도 없는 상태
어렵게 건립한 소녀상 활성화 필요
경기도의회가 전국 지방의회 최초로 건립한 평화의 소녀상이 30도 넘는 더위에 어울리지 않는 목도리를 한 채 방치되고 있다.
경기도의회가 전국 지방의회 최초로 건립한 평화의 소녀상이 30도 넘는 더위에 어울리지 않는 목도리를 한 채 방치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의회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를 잊지 않기 위해 전국 지방의회 최초로 건립한 '평화의 소녀상'이 수개월째 방치되고 있다.

도의회 광교 신청사 이전과 더불어 끝나지 않는 주변 공사로 인해 외부인 출입은 제한 됐고, 원구성 갈등으로 인한 도의회 파행이 장기화 되면서 돌봐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2일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의회는 지난 2018년 일 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한 '평화의 소녀상'을 지방의회로는 처음으로 옛 팔달산 청사 앞에 건립했다.

전쟁의 아픔과 일본군 성노예 피해 문제를 기억하고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제10대 도의원 142명 중 130명(92%)이 3300만원을 모금하며 뜻을 모았다.

평화의 소녀상이 처음 세워진 것은 지난 2011년 12월14일 일본군 성노예 피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000번째 수요집회를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전국적으로 소녀상 건립이 잇따랐으며, 경기도의회 앞세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은 경기지역에서는 29번째로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설치된 소녀상과 같은 모습이다.

소녀상이 건립된 이후 3.1절이나 광복절은 물론, 일본과 관련된 이슈가 있을 때마다 도의원들과 시민단체, 도민들은 소녀상을 찾아 "일본의 만행을 잊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도의회가 광교 신청사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소녀상은 함께 이전하지 못했다.

마땅한 자리를 마련해 별도의 이전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로 인해 도의회 소녀상은 3개월간 주인들이 떠나 비어 있는 팔달산 청사에서 홀로 방치됐다가 지난 3월에야 광교 신청사 1층 현관 옆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었다.

이 때 진행된 이전 기념식이 공식적인 행사의 전부로, 현재 소녀상은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어울리지 않는 목도리를 한 채 사람들에게서 잊혀지고 있다.

무엇보다 소녀상으로 통하는 유일한 출입구는 주변 공사로 인한 안전을 이유로 출입증이 없으면 이용할 수 없도록 돼 있어 일반인은 참배 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변 공사는 오는 2024년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소녀상을 참배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여기에 소녀상 건립을 주도했던 도의원들의 모임인 경기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도 도의회 파행으로 인해 운영되지 못하면서 관리주체도 없는 상태다.

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는 그동안 시민단체의 몫이었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등에 대해 광역의회가 주축이 돼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지난 2016년 출범, 20여명 넘게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제11대 도의회 출범 이후 원구성 등 갈등으로 인한 파행이 장기화 되면서 이 모임도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어렵게 만든 소녀상을 지켜내기 위해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관리기구 신설 등 더 많은 관심과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의회 관계자는 "지난 3월 평화의 소녀상 이전 이후 아직까지 공식 일정은 없었다"며 "외부인들이 자유롭게 참배할 수 있도록 출입문 폐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전해왔다.

평화의 소녀상으로 향하는 유일한 출입구는 주변 공사로 인해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으로 향하는 유일한 출입구는 주변 공사로 인해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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