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조작 의혹 성역 없는 수사를"
특검 찬성 여론이 다수라는 것이 민주당 ‘뒷배’지만 특검 추진에 꼭 협력해 줘야 하는 정의당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가진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11조 정신을 부정해 온 윤석열 검찰은 더 이상 (해당 사건을 수사할) 자격이 없다”며 “남은 길은 특검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이 지난 10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 대해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원을 선고한 것이 민주당의 공세 근거다.
권 전 회장은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주가 조작 '선수',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 등과 결탁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가 이 과정에서 ‘전주(錢主)’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있지만 대통령실은 "이번 판결로 민주당의 주장은 깨졌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1심 선고 직후 민주당은 “국민의힘은 당장 특검을 수용하라”고 촉구하면서 특검 추진을 공식화했다.
야권은 해당 판결을 ‘부실한 검찰 수사와 어정쩡한 재판부가 합작한 결과’로 보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공소장에 김 여사가 200번 이상 등장하고 공판 중 300회 이상 이름이 언급됐지만 검찰은 단 한 번도 소환 조사를 하지 않았다”며 “재판부는 ‘실패한 시세 조종’이라며 공범 모두 집행유예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제라도 성역 없는 수사, 즉 특검을 통해 무너진 사법 정의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 입장이다.
다만 김 여사 특검에 대한 정의당 반응이 시원찮다는 것이 변수다.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고 있다는 점, 법사위 ‘캐스팅 보트’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특검에 반대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민주당은 ‘신속 처리 안건’(패스트 트랙) 지정을 통해 특검법을 본회의에 바로 올리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러려면 재적 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민주당 169석과 민주당 계열 무소속 5석에 정의당 6석을 더하면 딱 180석이 된다.
일단 정의당은 '대장동 50억 클럽 뇌물 사건'에 대한 즉각적인 특검 도입과 달리, 김 여사 주가 조작 관여 의혹에는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 원내대표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사건은 특검을 하고 어떤 사건은 특검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무슨 기준으로 결정하는 것인가”라며 “지금 50억 클럽에 대한 국민 분노도 크지만 김 여사가 소환 한번 당하지 않고 이렇게 수사를 마무리하는 검찰의 봐주기 편파에도 국민적인 분노가 높다”고 강조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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