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원내대표는 집권 2년 차를 맞은 '윤석열 정권'의 무능을 부각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안 야당'의 면모를 드러내는 데 주력했다.
박 원내대표의 연설문 분량은 총 1만3600자로 프롬프터를 활용한 낭독에 39분이 걸렸다.
핵심 키워드 가운데 가장 많이 등장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으로 총 39회였다. 1분에 한 차례씩 언급한 셈이다. 이어 경제(17회), 검찰(16회), 김건희 여사(9회), 민생(8회) 순이었다.
"문제는 대통령입니다"로 입을 뗀 박 원내대표의 연설은 시종일관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에 집중됐다.
"최악의 리더십, 최악의 무능정권", "눈 떠보니 후진국", "정부의 5대 참사는 지금도 진행 중" 등 정부를 비판하는 가시가 돋친 말들이 쉴 새 없이 나왔다. 이러한 고강도 비난은 검찰 수사와 관련한 부분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검찰권을 사유화하고 야당 탄압과 정치보복에 남용하고 있다"며 "윤석열 검찰은 권력 남용의 끝판왕"이라고 했다. 이어 "'야당유죄, 윤심무죄'인 윤석열 검찰에서는 정의의 여신 디케의 저울은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라고도 비판했다.
검찰을 향한 날 선 공세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특검 주장으로 이어졌다. 그는 "검찰과 재판부, 대통령실이 삼위일체가 돼 '김건희 구하기'에 나섰다"며 "대체 누가 대통령이냐"라고도 했다.
정부에 대한 비판은 '난방비 급등' 등 민생 현안을 넘어 복합경제 위기, 탈탄소 에너지 정책, 저출생 등 거시 담론까지 이어졌다. 박 원내대표는 우선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2월 임시국회의 쟁점 민생법안에 대한 정부·여당의 전폭적 협조를 촉구했다. 이어 "중소기업협동조합법도 조속히 개정해 중소기업들의 공동교섭권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거래 공정화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도 늦출 수 없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경제 민주화' 어젠다도 꺼내들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이 3년 넘도록 영향을 미치면서 양극화가 심화됐다"라며 "경제민주화는 어느 한쪽을 위한 제안이 아니다. 법률을 통해 경제민주화의 대상과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