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당집을 찾은 중년 여성을 꼬드겨 계약서를 위조하고 여성의 남편이 소유 중인 모텔을 팔아 속칭 '액막이굿' 비용을 받아 챙긴 무속인들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3형사부(항소부·재판장 김성흠)는 사문서 위조·행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무속인 A(60·여)·B(60)씨의 항소심에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이들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2020년 2월 신당을 찾아온 중년 여성 C씨와 공모하고, 부동산(모텔) 매매 계약서를 위조해 법원 등기국 담당 공무원에게 제출·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B씨는 C씨의 남편이 소유하고 있는 모텔을 매각하려고 유도했다. 그 과정에서 A·B씨는 C씨에게 "남편 재산이 많아 급사할 기운이 있다. 모텔을 23억 원에 빨리 팔지 않으면 마가 끼어 남편과 아들이 객사한다"고 말했다.
이후 C씨는 남편 동의 없이 인감도장을 가져와 모텔 매매 계약서를 쓰고, 한 달 뒤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그렇게 A·B씨는 모텔 매각 이후 C씨에게 액막이굿을 3차례 해주고 2억 777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A·B씨가 C씨를 상대로 모텔 처분을 유도하고, 매도 의사를 확인하려는 법무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C씨의 남편 행세를 한 점, 그리고 C씨가 모텔 처분 권한을 위임받은 것처럼 꾸민 점 등을 미뤄 공범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한편 C씨도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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