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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난 3일 1442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할 무렵인 지난 2022년 10월 25일(1444.2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후 윤 대통령의 1차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지난 7일 이후 5거래일 동안 모두 장중 1430원대를 돌파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탄핵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지난 12일에는 1434.8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탄핵안 통과로 원·달러 환율은 상방압력에 놓일 전망이다. 과거 사례와 비교할 때 탄핵소추안이 통과 직후 원·달러 환율이 큰 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2월 8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통과 때 환율은 7.4원 급등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안이 통과된 2004년 3월 11일의 경우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8원 상승했다.
외환당국은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전망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회의)에서 "금주 말 정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하고 변동성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추가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난 3일 밤부터 연일 F4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국 개입에 탄핵 이슈로 인한 환율 상승은 단기적일 수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 국내 경기 하방 압력 등에 환율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탄핵소추안 표결 이후에도 국내 정치 불확실성 고조는 불가피할 것이며, 이로 인한 가계의 소비심리 약화, 기업 투자 유보 등은 국내 경기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며 원화 약세에 일조할 가능성이 있다”며 “취약한 국내 경기 펀더멘털, 트럼프 집권 2기의 무역 갈등 심화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환율이 145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단을 1450원 남짓으로 보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원·달러 환율의 상승 시점은 달라지겠지만 중국에 대한 견제는 집권 1기때보다 빠른 속도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 원·달러 환율의 동반 상승을 유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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