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추구가 기업 이익’ 사회공헌 앞장
2004.12.19 12:17
수정 : 2014.11.07 11:13기사원문
지난 1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가 50.4도를 기록했다. 이날까지 전국에서 494억원이 접수돼 목표액 981억원의 절반을 넘겼다. 모금을 시작한 지 불과 보름 만의 일로 모금회가 1998년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가장 빠른 속도다.
개인 기부가 작년 같은 기간 32억원에서 올해 46억원으로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이같은 기부액 급증의 주이유는 기업들이 최고의 금액을 기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모금 초기 15일 동안 기업 기부가 15억원에 그쳤으나 올해는 무려 30배 가까이 늘었다.
삼성이 우리나라 단일기부액 사상 최고액인 200억원을 낸 것을 비롯, LG, 현대차, SK그룹이 각각 70억원씩을 기탁했다. 이들 4대 그룹이 낸 기탁액은 이날까지 모금액 80%이상을 차지하는 금액이다.
올해 삼성을 비롯한 4대 그룹이 연말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한 금액은 410억원으로 지난해 270억원에서 140억원(51.8%)이나 늘어났다.
삼성과 SK가 어려울 때 일수록 기탁금을 늘려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보다 기탁액을 늘렸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 100억이었던 기탁금을 올해 2배로 늘렸다.
이들 그룹은 기탁금 외에 별도의 성금을 마련, 전국의 사회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생필품 등을 전달했다. 삼성 30억원, SK 20억원, LG, 현대차그룹 각 10억원 등 총 70억원을 모금해 자체 불우이웃 돕기에 나서 세밑 온정을 나누고 있다.
이들 그룹이 올해 기탁금을 늘린 것은 나눔경영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말 이건희 회장을 강조한 이후 삼성이 나눔경영을 대폭 강화하고 있으며, SK는 자원봉사단을 발족, 그룹차원의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
◇기업의 공익사업 = 삼성과 LG, SK 등 국내 그룹들은 공익사업을 위해 별도의 재단을 두고 있다.
지난 94년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삼성사회봉사단을 조직한 삼성은 봉사단 발족 10주년을 맞은 올해를 ‘사회 공헌 재도약의 해’로 정했다. 이회장은 신경영 이듬해인 지난 94년 “사회 공헌을 통해 임직원들의 인간미와 도덕성을 높이고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조직을 구성해 지속적으로 실천하라”고 지시했으며 이에 따라 삼성사회봉사단이 발족됐다. 지금까지 10년간 삼성이 사회 공헌 분야에 내놓은 비용은 총 2조1000여억원에 달한다.
삼성그룹의 경우 문화와 복지,호암,장학,공익, 언론 등 6개의 재단을 중심으로 공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많은 공익활동중 삼성그룹만의 독특한 사회봉사활동은 크게 3가지.
우선 지난 89년 이회장이 빈곤 대물림의 고리를 끊기 위해 양질의 보육을 시키고 부모들이 안심하고 경제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당부한 이후 시작된 ‘삼성어린이집사업’을 꼽을 수 있다.
삼성은 2004년 현재 전국에 39개의 삼성어린이집을 운영하며 3800여명의 아동을 돌보고 있다.
동물을 매개로 한 사회공헌활동도 삼성만이 추진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이다.
삼성은 맹인 안내견과 인명구조견, 보청견, 치료견, 애완견, 검역견과 치료마(정신 지체 아동 재활 훈련 용) 등 개와 말을 활용한 공익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만 90억원 가량이 이 사업에 투자됐다.
이밖에 재난 재해시 그룹 차원의 전문적인 구호 활동 체계를 갖추고 공익사업에 나서고 있다.
삼풍백화점 붕과사고 직후 발족한 3119구조단은 350명의 (특수 구조대원 35명) 구조대원과 인명 구조견을 보유하고 재난 재해 발생시 1차적으로 긴급 구호에 출동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3119구조단은 2003년 태풍 매미 때도 거제 지역에 출동해 침수 지역 수색 및 철거등의 작업을 벌였다.
삼성은 그룹차원의 공익사업 이외에 컴퓨터 무료 교육 및 동요 보급(삼성전자), 무료 개안수술(삼성SDI), 소외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푸른싹 가꾸기 캠페인(삼성카드), 소년원생 컴퓨터 교육(삼성SDS), 은퇴자 일자리 창출 사업(삼성증권), 중소기업 및 사회단체 무료 CI 제작 지원 사업(제일기획) 등을 각 계열사별로 운영하고 있다.
LG그룹은 문화와 복지, 교육,환경, 언론 등 5개 분야별 전문화된 공익재단을 통해 체계적인 공익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LG는 올해 5개 공익재단을 통해 일반기부금을 제외한 순수 사회공헌활동에 450억원을 직접 지원한 것을 비롯해 이웃돕기 성금과 계열사별 공익활동 등 전체 사회공헌활동에 총 850억원을 지원했다.
특히 지난 91년 설립된 LG복지재단은 ▲복지관 건립사업▲건전가치관 확립을 위한 청소년 복지사업▲불우 아동 및 청소년의 자립기반 조성을 위한 복지사업▲노인 복지사업▲장애인 재활 지원사업▲선행의 주인공 지원사업▲해외 복지사업 등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에퀴터블지가 선정한 올해의 최우수 재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복지재단은 올해 경제적 위기에 처한 가정이 증가함에 따라 노인 및 청소년을 돕기위한 ‘위기가정 긴급지원’ 프로그램을 신설, 수도권을 중심으로 100개의 복지관을 통해 생계가 어려운 가정에 혜택을 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의 사망이나 질병 등으로 갑자기 생계유지가 어려워진 노인가정, 조손가정, 편부모가정, 장애인가정 등 경제적 도움이 절실한 ‘위기가정’이 혜택을 받았다.
LG는 매년 복지관을 건립, 지방자치단체에 기증하는 사업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 92년 서울 남가좌동에 처음 종합사회복지관을 건립, 기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목포시와 진주시에 각각 건립된 장애인종합 복지관을 포함 현재까지 모두 11개의 종합사회복지관을 건립해 기증했다.
◇기업의 자원봉사 = 기업의 공익사업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는 점에 기존의 ‘사회환원=기부금(돈)’이라는 통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자원봉사는 ‘몸과 마음’ 하나만으로 소외된 이웃을 돕는 사회환원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그룹은 매년 그룹 전체 임직원의 60%인 6만9000여명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전 임직원과 가족은 자원봉사 상해보험에 가입했다. 또 삼성에서는 자원봉사가 근무시간으로 인정된다. 봉사활동을 위해 휴가를 낸 경우 유급휴가로 처리된다. 자원봉사 활동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회사가 부담한다. 지난 10월에는 국내 최초로 사원대상 자원봉사 박람회 개최하기도 했다.
SK㈜ 최태원 회장은 지난 4월 창립 51주년 기념식에서 사회공헌활동의 실천강령으로 행복 극대화를 내걸었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으면서도 사회적 역할에 충실한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최회장의 경영관을 뒷받침하는 실천강령이다. 경영전략차원에서 사회공헌할동을 추진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이같은 최회장의 의지를 반영하듯 SK는 전임직원이 ‘SK자원봉사단’에 가입했다.
SK자원봉사단는 발족 후 첫 봉사활동으로 집 없는 저소득층을 위한 사랑의 집짓기 행사에 참여했다. 최회장을 비롯해 조정남 봉사단장(SK텔레콤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CEO 14명과 임직원 등이 지난 여름 구슬땀을 흘렸다.
LG 임직원들은 연말 이웃돕기가 일회성 성금기탁 및 물품지원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참여하는 사회공헌’을 실천키로 했다.
임원 전원이 급여의 1%를 사회공헌기금으로 내고 회사도 같은 금액을 출연하는 ‘매칭그랜트’ 제도를 도입한 LG전자가 매달 최고경영진과 노조가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급식 봉사활동에 나서는 것을 비롯해 LG 계열사들은 전국의 사업장별로 자산바자회와 일일찻집 등 이웃돕기 성금 모금, 독거노인 집고쳐주기, 보육원ㆍ양로원 방문 및 자원봉사, 사랑의 김치 담그기 등 소외된 이웃들의 겨울나기를 돕기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지난 6일부터 오는 24일까지 3주간 ‘현대기아차그룹 사회봉사주간’을 마련, 임직원들이 직접 자원봉사에 나서 어려운 이웃과 따뜻함을 함께 나누며 10억원 상당의 생활필수품도 지원하는 행사를 가진다.
이와함께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 임직원은 전국 각 사업장 인근지역에 거주하는 소외된 이웃을 방문하여 자원봉사 활동과 함께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공동으로 ‘행복한 겨울 만들기-사랑의 쌀나누기' 행사를 실시도 실시한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올해 주요 사회공헌 활동으로 어린이 교통안전교육, 교통사고 유자녀 장학금 지원, 장애인 전동휠체어 지원, 장애인시설 화장실 개선, 외국인 노동자 의료비 및 자녀교육비 지원 등의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 fncho@fnnews.com 조영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