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7명중 1명 밤낮 화장실 들락날락
2006.03.20 14:38
수정 : 2014.11.06 09:27기사원문
40대 초반의 회계사 최모 씨는 요즘 무척 산만하다. 하루에도 수십 번 화장실을 들락거려햐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최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조금만 집중을 할까 하면 어느새 또 오줌이 마렵다. 최모 씨의 수난사는 야밤에도 계속 된다. 잠자다가도 몇 번씩 화장실을 들락날락. 밤잠을 설치다 보니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나면 졸려서 정신을 차리기가 어렵다.
사람이 먹고 사는데 가장 기본적인 일이 먹고 싸는 일이다. 그런데 이 ‘싸는’ 일이 맘처럼 잘 조절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최모 씨와 같이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려야 하는 이들의 병명은 과민성 방광이다.
과민성 방광은 발기부전, 전립선질환과 더불어 ‘중년 남성의 3대 적’이라 불린다. 남성 7명 중에 1명은 과민성 방광일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과민성 방광으로 고생하는 인구는 20대 중반에서 서서히 증가해 60∼70대에 이르면 40∼50%에 이를 정도로 많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400∼500ml 정도의 소변이 찰 때까지 크게 불편함이 없는데 과민성 방광 환자들은 방광에 적은 양의 소변이 차도 화장실을 가고 싶어진다.
과민성 방광의 대표적인 증상은 소변을 하루 8회 이상 보는 빈뇨,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2회 이상 일어나는 야간빈뇨, 소변을 참기 어려워 급히 화장실을 가야 하는 절박뇨, 소변이 마려울 때 충분히 참지 못하고 소변이 새서 옷을 적시는 절박 요실금 등이다.
치료는 약물과 자기장을 이용한다. 항무스카린 약물의 투여로 방광의 수축을 억제해 증상을 완화시킨다. 또한 자기장 치료를 통해 방광 근육의 안정과 이완, 내괄약근의 수축 유도를 통해 방광의 저장 능력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치료와 행동치료를 병행하면 좋다. 행동치료란 골반근육을 강화해 배뇨를 조절할 수 있는 케켈 운동법 등을 이용하는 것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민성 방광 환자들에게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녹차 등의 차류, 초콜릿 등은 예민한 방광 근육을 자극해 더욱 소변을 마렵게 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탄산 음료와 매운 음식, 신맛이 나는 과일이나 주스 등도 자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과민성 방광 환자 가운데선 불편하지만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지 않는 이들이 많다. 하긴 과민성 방광에 걸려 죽었다는 이야기는 없으니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보다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정민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kim@wowu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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