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경기지수 왜곡

      2006.08.27 17:15   수정 : 2014.11.06 00:29기사원문

통계청이 경기종합지수를 작성하면서 구성지표 가운데 수출액을 제외하고 서비스산업활동지수와 내수출하지수를 추가하는 등통계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출이 경기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수출액을 빼고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높은 서비스업과 조정이 쉬운 내수지표의 반영률을 높임으로써 정책판단의 근거로 사용되는 통계를 정책성과를 포장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난마저 나오고 있다.

27일 통계청 및 민간연구소 등에 따르면 통계청은 지난 2월 경기종합지수를 개편하면서 동행지수를 산정하는 7개 구성지표 가운데 수출액을 제외하고 도·소매업을 제외한 서비스업활동지수와 내수출하지수를 새로 추가했다.

통계청은 대내외 경제여건의 변화로 경기종합지수 구성지표 중 일부 개별지표가 경기 설명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자문위원들의 검토를 거쳐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전백근 사무관은 “2004년과 2005년 일정 기간에서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경기종합지수가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이러한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았던 수출을 줄이고 서비스업과 내수 요인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산업구조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고 국내 수요를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가 수출 등 대외경제여건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액을 구성지표에서 뺀 것은 문제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석인 산업연구원(KIET) 주력산업실장은 “통계청이 경기종합지수를 작성하면서 일방적으로 수출액을 제외한 것은 우리 경기에 미치는 수출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한 것”이라면서 “내수와 서비스산업의 비중을 고려해 추가만 하면 될 것을 수출액까지 제외한 것은 경기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방해해 무엇인가 다른 것을 얻으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민간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도 “통계 구성지표를 임의로 빼고 넣고 하는 것은 안 좋게 나온 결과를 숨기기 위해 정보를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의심을 받기 쉽다”면서 “객관적인 분석을 어렵게 해 경기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한국은행 산하 금융경제연구원의 남상호 사회경제연구실장은 최근 ‘우리나라 경기변동의 특징에 대한 평가’라는 보고서를통해 “통계청이 자체 필요에 따라 불시에 지수를 개편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어 현 시점의 경기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경기관련 지수에 대한 의존성을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asunmi@fnnews.com 윤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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