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분양 은평 뉴타운등 강북 노려라
2006.12.25 16:34
수정 : 2014.11.04 14:50기사원문
고수익(40)·한알뜰(38) 부부도 이제 중년으로 접어들었다. 아들 고소득군(9)도 이제 벌써 초등학교 3학년이다. 이 부부는 그동안 제태크라면 열심히 나섰지만 여타 부부들이 그러하듯 아직 서울에 내집마련을 하지 못했다. 현재 살고 있는 곳은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33평형 아파트 전셋집이다.
이들 가족이 그동안 다닌 이사만 5번. 결혼하고 매년 2년마다 이사를 다닌 셈이다. 결혼과 동시에 용산의 소형 아파트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변두리로, 시외로 나가게 된 것.
그도 그럴것이 그나마 제태크에 열심히 나선 이 부부는 오히려 집값이 예상과는 반대로만 흘러가 아파트 가격은 해마다 급격히 올라 주택 매입시기를 놓쳐버렸기 때문이다. 집값이 오르면서 전셋값도 따라 올라 이 부부는 전셋값 대기도 빠듯한 지경이었다.
■집, 사야되나 말아야 되나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시기는 지났다는 ‘불혹(不惑)’에 접어든 고씨지만 지금 상황은 더 어렵다.
지금껏 모은 돈과 은행 대출을 받으면 서울 강남은 아니더라도 지금 살고 있는 일산이나 강북지역에 아파트는 살 수 있는 여력은 되지만 행여 지금 집을 샀다가 집값이 하락하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에서다. 남들처럼 집값 상승으로 자산 증대효과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출금 이자 갚고 나면 오히려 손해를 볼까봐 걱정이 앞선다.
일부에서는 집값이 ‘꼭지’에 다달았다고 하고, 일부에서는 아직도 집값은 더 오른다는 전망이 난무하고 있다. 때문에 집이 필요하지만 섣불리 나설 수 없어 이 부부의 마음은 심란하기만 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 집을 사는 지 마는 지’ 보다 ‘어디에 무슨 목적으로 집을 사는 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흘러온 부동산 기조처럼 2∼3년 내에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집을 사기보다 장기적으로 거주할 목적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고 같은 집을 사더라도 향후 상대적으로 집값이 강세를 띨 만한 지역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부동산컨설팅회사 유엔알 박상언 사장은 “지금 추세로는 내집마련 시기보다는 지역이 중요하다”며 “내집마련을 마음 먹었다면 내년 분양에 들어가는 은평 뉴타운 지역 등 강북 뉴타운 지역에서 분양물량을 노리는 것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중과세 우려 급매물 노려볼만
특히 내년부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내년에 들어가기 전 시장에 급매물이 잇따라 시장에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부터는 다주택자나 시가 6억원 이상의 아파트에 부과되는 세금이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매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들이 세금이 중과되기에 앞서 미리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보유한 주택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강북 S부동산 관계자는 “이따금 급매물이 출현하고 있는데 이는 강남에도 집을 갖고 있는 보유자의 경우가 많다”며 “이런 물건은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무턱대고 이런 급매물로 내집마련에 나서는 것은 삼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단지 시세보다 싸다고 덜컥 내집마련에 나섰다가 이미 많이 오른 지역의 아파트이면 내년 상황에 따라 가격이 더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리서치센터 팀장은 “급매물이 나오면서 관심을 가질만한 것도 있으나 강남 지역 등 가격이 너무 높으면 불확실성에다 대출이 부담될 수 있기 때문에 고려해봐야 한다”며 “오는 2008년 청약 가점제 등 실수요자들을 위한 제도가 더 마련되기 때문에 기다릴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수요 위한 제도 잇따라 시행
이에 따라 기존 매매보다는 실수요 위주로 개편되는 신규 분양시장을 선택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내년에는 은평 뉴타운 지역을 비롯해 강북 뉴타운 지역이 잇따라 분양에 들어간다.
은평뉴타운 지역의 분양가는 평당 1500만원 선이 될 것으로 보여지는데 서울시가 용적률을 상향조정을 검토하고 있어 이럴 경우 분양가는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용인 동천, 성복지구 등 신규 분양단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과 후분양제 등이 거론되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오는 2008년부터 적용되는 청약 가점제는 그동안 내집마련을 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에게는 청약 당첨 확률을 높이는 주요 수단이 된다.
이 부부의 경우 청약 세대주의 나이가 40이 넘었고 무주택 기간도 긴 데다, 청약통장 가입기간도 길어 이 부분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지만 부양가족과 자녀수가 적어 오히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상대적으로 청약에 불리하다.
이렇게 되면 이 부부는 청약에 나서도 원하는 단지 원하는 평수에 당첨될 확률은 더 낮아지게 된다. 때문에 청약 가점제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미리 내년 분양하는 아파트에 청약을 해보는 것이 유리하다.
/hu@fnnews.com 김재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