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관세행정 더 못참아”

      2008.06.12 20:47   수정 : 2014.11.07 01:56기사원문


원·부자재 수입 과정에서 부과되는 ‘역관세’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가구업계가 정부를 상대로 역관세 축소 및 폐지, 원·부자재의 덤핑방지 관세부과 반대 입장 등을 밝히는 등 대정부 강경입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본지 6월 9일자 면 참고

특히 가구업계는 한국합판보드협회가 지난 3월 태국 및 말레이시아로부터 수입되는 파티클보드(PB) 가격이 정상가격 이하로 수입돼 국내 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제소한 동화기업의 ‘덤핑방지 관세부과’에 대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12일 가구 브랜드사인 한샘, 리바트, 퍼시스, 에넥스와 대한가구공업협동조합연합회, 싱크공업협동조합은 덤핑방지 관세 추가 반대와 역관세 문제를 풀기 위해 공동 대처하기로 했다. 역관세는 가구완제품은 세계무역기구(WTO) 양허관세에 따라 무관세로 수입되고 PB 등 원자재는 8% 관세가 붙어 수입되는 것을 말한다.

가구업계는 “현재 수입 PB에 부과되고 있는 8%의 수입관세만으로도 원가율을 약 3% 악화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수입 PB에 대한 관세부과는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무관세로 수입되는 가구와 역차별에 해당해 국내 가구산업이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가구업계는 합판보드협회가 제소한 덤핑 방지 관세부과 철회에 총력을 모으기로 했다.

지난 3월 국내 PB 제조사의 연합기구인 한국합판보드협회는 태국 및 말레이시아로부터 수입되는 PB 가격이 정상가격 이하로 수입돼 국내 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며 덤핑방지 관세부과를 무역위원회에 요청했다. 한국합판보드협회는 수입 PB에 대한 덤핑관세를 태국산에 48.62%, 말레이시아산에 46.58%를 부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구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50%가량 상승한 원자재 가격에 덤핑방지 관세부과까지 붙으면 소비자 물가상승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그동안 역관세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업체들이 줄도산 할 수도 있는 상태에서 덤핑 방지 관세부과는 1만여개에 이르는 가구제조업체와 10만여명의 가구 종사자들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구업계는 합판보드협회가 요구한 덤핑 방지 관세부과 요청이 받아들여진다면 가구 제품의 소비자 가격 10%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덤핑 방지 관세가 부과되면 가구 제조 원가는 12% 이상 상승하게 돼 소비자 가격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지금까지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었던 업계도 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한 업계는 국내 PB 제조사의 PB 공급량이 국내 수요의 50% 밖에 되지 않는 점과 국내 PB 제조사는 가구사들이 원하는 다양한 두께와 사이즈를 만들지 못한다는 점을 들어 수입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구사들이 원하는 제품을 다 공급하지 못하는 국내 PB 제조사들이 덤핑 방지 관세를 운운하는 것은 무책임한 자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덤핑 방지 관세가 1차적인 목표라면 궁극적인 목표는 역관세 부문”이라며 “이번 기회에 역관세 문제도 풀고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기자

■사진설명=인천의 한 가구 공장에 쌓여 있는 파티클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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