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감세정책놓고 연일 기싸움
2008.07.25 18:16
수정 : 2014.11.06 09:31기사원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정부 여당의 감세정책을 놓고 연일 기(氣)싸움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25일 정부 여당의 종부세 기준 완화 및 재산세 인하 등을 포함한 감세정책이 ‘1% 부자만을 위한 선심성 정책’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반면에 한나라당은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감세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민주당은 여권이 감세를 고리로 쇠고기 정국 등으로 추락한 신뢰도를 회복하고 이를 토대로 국정 주도권을 쥐려는 것으로 보고 ‘부자정당 한나라당- 서민정당 민주당’의 대립전선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민주당은 향후 감세정책의 국회심의시 실질적 수혜를 중산·서민층 쪽으로 돌리는 데 주력하는 한편, 이러한 노력을 지지율 상승과 ‘유일 대안정당’의 이미지로 연결시켜 간다는 복안이다.
정세균 대표는 25일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은 감세를 해 모든 국민에게 도움을 주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자산가에게만 도움을 주고 있다”며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진표 최고위원도 “모든 것을 무시하고 중구난방식으로 마구잡이 감세정책이 나오고 있다”며 “이는 1% 고소득층 ‘강부자’식 땅부자에게 유리한 감세정책을 쓰려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전형적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고등교육의 지원과 보육지원 확대 등에 최소 10조원이 필요한데 18조원의 세금을 깎는 정책을 남발하는 정부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용섭 제4정책조정위원장은 논평에서 “당정의 재산세 경감방안은 6억원 초과 주택의 재산세 부담 상한선을 50%에서 25%로 낮추는 등 고액재산가의 세부담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종부세 감면 방안도 전세 세대의 2%에 해당하는 6억원 이상 고가주택 소유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오는 9월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종합부동산세와 근로소득세 등 감세·규제 완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감세 기조’ 유지 방침을 밝혔다.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때부터 감세·규제 완화를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특히 종부세와 관련해 “지금 시행한지 3년이 됐지만 1가구2주택자의 세 부담이 너무 과중하고 무소득 고령자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면서 “정기국회 때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득세를 비롯한 전반적인 감세 문제도 일부분은 세수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정기국회 때 정밀하게 살펴 본 후 검토할 것”이라면서 “다만 이 정부와 한나라당의 정책 기조가 감세를 통한 것인 만큼 그 정신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재산세 부분은 전 국민이 해당되는 세금으로 우리 당에서 법안을 만들어 이번 임시국회에서의 처리를 목표로 제출할 것”이라면서 “야당도 적극적인 호응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최진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