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냐 ‘옴니아2’냐

      2009.11.18 22:33   수정 : 2009.11.18 22:33기사원문


미국 애플의 ‘아이폰’을 만나볼 수 있는 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시장에서 대표적인 대항마인 삼성전자의 ‘옴니아2’와 벌일 결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에 아이폰을 들여오는 KT는 조만간 예약판매에 나서는 한편 오는 28일부터 대규모 출시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애플코리아가 아이폰으로 지도·나침반 등 위치기반서비스를 국내에서 벌일 수 있도록 위치정보사업자로 18일 허가를 했다. 아이폰 유통을 위한 준비가 끝난 셈이다. KT의 아이폰에 맞서 SK텔레콤은 삼성의 스마트폰 옴니아2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업계가 의도했든 안했든 KT-애플, SK텔레콤-삼성전자 대결 국면이 되게 된 셈이다. SK텔레콤이 판매하는 T옴니아2는 지난달 16일 출시 이후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관심도·가격경쟁력 아이폰이 앞서

아이폰은 지난 9월 말까지 세계시장에서 2600만대 이상 판매된 ‘흥행폰’이다. 국내에서 1년 이상 출시가 예고만 돼 온 상태로 소비자들에게 관심이 높고 가격 또한 T옴니아2보다 저렴하다는 게 강점이다.

아이폰은 국내 출고가가 80만원대로 알려지고 있지만 KT가 40만원가량의 보조금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월 1만원씩 24개월 할부 조건으로 제품을 구매하면 10만원대 현금을 내고 아이폰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T옴니아2의 출고가는 90만원대 초반으로 SK텔레콤이 적극 보조금을 보태지 않고 있어 실제 구매가격은 60만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24개월 할부를 이용해도 초기 고객이 부담해야 할 현금이 30만원대에 이른다.

그러나 업계에선 KT가 아이폰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는 만큼 SK텔레콤 역시 삼성전자와 협의해 T옴니아2에 보조금을 실으면서 가입자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성능·콘텐츠는 T옴니아2가 월등

T옴니아2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일 600∼700대가량이 팔리며 지난 13일 기준 2만2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출시돼 국내에서 스마트폰 중 최대인 16만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T옴니아’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T옴니아2의 강점은 아이폰에 비해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고 쓸만한 콘텐츠가 오히려 아이폰보다 많다는 점이다. T옴니아2는 ‘보는 휴대폰’ 전략에 따라 9.4㎝(3.7인치) 크기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탑재해 실물을 보는 것처럼 해상도가 뛰어나다.

아이폰은 지원하지 못하는 디빅스(DivX),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을 구현하고 중앙처리장치(CPU) 성능도 800㎒로 624㎒의 아이폰보다 우수하다. 아이폰은 VGA(320×480) 해상도의 액정표시장치(LCD)를 탑재하고 있어 화질이 뒤지고 카메라 성능 역시 300만화소로 500만화소에 야간 촬영까지 지원하는 T옴니아2에 뒤진다. 아이폰은 정전압 방식의 터치기능으로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압 방식의 T옴니아2는 아이폰과 달리 장갑을 끼고도 터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장·단점이 있다.

아이폰은 최근 세계시장에서 다운로드 수 20억건을 돌파한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8만5000여개의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언어나 애플리케이션 결제수단이 불편해 오히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1만여건의 ‘한국형’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T옴니아2가 콘텐츠에서도 아이폰을 압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텔레콤-KT, ‘지원사격’ 경쟁 관심

KT는 이미 아이폰에 전략적인 승부를 걸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이 T옴니아2를 활용해 어느 정도 대응에 나설지 관심을 끈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역시 삼성전자와 협의해 단말기 가격을 낮추고 혜택을 확대할 수 있도록 T옴니아2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3세대(3G) 이동통신을 선보인 바 있는 KT는 아이폰으로 다시 한 번 바람몰이에 나서면서 가입자 및 무선인터넷 매출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단 KT가 조만간 T옴니아2와 사양이 비슷한 ‘쇼옴니아’를 내놓는 데다 내년 스마트폰 제품군을 대거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아이폰에 대한 지원이 분산될 수 있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휴대폰 제조사 관계자는 “아이폰이 무선인터넷이 크게 활성화된 일본에서 50만대 정도가 팔리는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판매량은 이보다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협력마케팅 정도에 따라 국내에서 20만∼30만대 정도의 판매고를 놓고 아이폰과 T옴니아2가 결전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postman@fnnews.com 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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