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투자금 가로챈 공연기획자

"공연기획 사업에 투자하라"며 창업을 희망하는 서민들로부터 거액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컨설팅업체 및 공연기획사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창업컨설팅업체 M사 대표 김모씨(36)를 구속하고 박모씨(31) 등 컨설팅업체 및 공연기획사 관계자 5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9년 10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자신들이 운영하는 컨설팅회사 4곳에 창업 상담을 하러 찾아온 서민들에게 "유명 연예인이나 예술가가 참여하는 공연·전시 기획 사업에 돈을 대면 최고 55%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이모씨(38·여) 등 92명으로부터 86억1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다.

투자금 가운데 35억5000여만원은 실제 공연과 전시를 준비하는 데 사용했지만 대부분 적자로 원금도 회수하지 못했고 나머지 50억여원은 김씨 등 컨설팅업체 대표들이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를 비롯한 업체 대표들은 이 돈으로 서울 강남의 최고급 주상복합아파트를 임대해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고 고급 외제차를 운행하는 등 초호화생활을 누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 중에는 이들의 꼬드김에 넘어가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이나 퇴직금·결혼자금 등을 쏟아 부었지만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등이 룸살롱에서 쓴 돈만 수억원에 달한다"며 "창업컨설팅 회사와 공연기획사가 수수료를 주고받으며 서민들이 힘들게 모은 돈을 챙겼다"고 말했다.

/[e-mail]박인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