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케 마르티네스 멕시코 장관 “3조원대 멕시코 철도사업, 한국 금융권 투자 대환영”

      2013.06.12 17:33   수정 : 2013.06.12 17:33기사원문

엔리케 마르티네스 멕시코 농축수산식품부 장관은 한국·멕시코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와 교류 증진을 모색하고 있다. 마르티네스 장관은 교역의 영토를 넓히기 위한 수단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을 주요 협상 목표로 정해 적극적인 협력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특히 마르티네스 장관은 이번 방한 기간 멕시코 일대에 철도를 확충하기 위한 3조원대에 달하는 투자 프로젝트를 놓고 국내 금융권 관계자들과 논의했다. 우리나라와의 교역 확대를 위해 방한한 마르티네스 장관을 12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한국의 뛰어난 교육 환경과 사회 발전을 포함한 전반적인 경제.사회시스템을 아시아 국가는 물론 잠재력이 있는 국가들에 벤치마킹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은 멕시코에 있어 기회이고 멕시코가 따라가고 싶은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마르티네스 장관을 통해 멕시코와 우리나라 간의 주요 이슈와 상호 협력이 가능해 보이는 사안들에 대해 들어봤다.

아래는 마르티네스 장관과의 일문일답.

―지난 11일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만난 걸로 알고 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목적이 무엇인가.

▲이번에 대표단이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새로운 기회, 특히 교역의 기회와 양국 간 협력할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멕시코는 한국의 뛰어난 교육 환경과 사회 발전을 포함한 전반적인 경제.사회시스템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한국 정부가 시행한 정책은 글로벌 시장이 요구하는 바를 아주 짧은 시간 내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이 같은 속도감과 효과적인 발전은 아시아뿐 아니라 잠재력이 있는 국가들로부터 벤치마킹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방문기간 정·재계 인사와 한국의 학계 관계자들까지 만나 이 같은 사안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벤치마킹하고 멕시코의 경제 시스템에 도입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했다. 멕시코는 현재 경제.사회 정책에 있어 중요한 변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11월 당선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멕시코가 타 국가와 비교해 더 높은 경쟁력과 더욱 윤택한 생활 수준을 지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역을 다변화하고 다른 국가들의 효과적인 교육, 산업 시스템 등을 벤치마킹해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 니에토 정권은 대대적인 구조 개혁(structural reform)을 꾀하고 있다. 교육 개혁이 우선이고 노동환경 개선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농업시장 개혁, 산업 전반과 인프라 시설 확충의 기반이 되는 금융 개혁, 제조 기반을 든든하게 하기 위한 에너지 개혁, 국가 재정 개혁, 농업 개혁(agricultural reform)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지난 10일 하나은행장을 비롯한 한국 금융권 인사와 멕시코 간의 관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들었다. 알다시피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멕시코에 투자하는 데 관심이 높다. 특별히 한국 은행들이 멕시코에 진출할 경우 할 수 있는 사업에 어떤 것이 있나.

▲이번에 한국의 하나은행장을 비롯한 여러 은행장들을 만나 얘기를 나눠본 결과 한국 은행들이 멕시코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어한다는 알 수 있었다. 특히 멕시코 농업에 관련된 프로젝트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농업이 발전하려면 기본적으로 투자가 선행돼야 하고 교역이 더욱 활성화되려면 철도를 포함해 다양한 인프라가 확충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멕시코 농축수산식품부와 함께 이달 말에 한국 은행 관계자들이 멕시코를 방문할 수 있도록 초청할 예정이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성취한 것과 앞으로 기대하는 바는.

▲이번에 장관과 대표단뿐만 아니라 멕시코 재계 인사들도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을 상대로 소고기와 돼지고기, 아보카도, 레몬, 데킬라, 베리(딸기류) 교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논의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멕시코 양돈협회와 농축산업위원회, 데킬라 규제위원회 등과 여러 관련 민간그룹 관계자들이 동행하고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빈부 격차가 심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도 지난해 3월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미국에 너무 많은 것을 주고 우리는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NAFTA를 20년 가까이 된 입장에서 우리나라에 조언해줄 것이 있다면.

▲멕시코에서 소득격차는 구조적인 문제다. 예를 들어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경우 농업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 우리는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농업이 더욱 경쟁력을 높이도록 하고 싶다. NAFTA를 체결하기 전부터 구조적인 문제와 수입격차는 이미 존재했다. 이에 관해 FTA가 상호관계가 있거나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보진 않는다. 하지만 멕시코는 미국시장에 상당 부분 무역을 의존하고 있다. 이 부분을 조금 완화하고자 현재 장관과 대표단이 한국과 중국을 방문하고 있고 이는 한국 방문의 주요 목적이기도 하다. 니에토 대통령은 한 국가에 무역을 의존하길 원하지 않는다. 교역의 기회를 여러 시장에 확대하기를 원하고 한국이 우리의 목표 달성에 큰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NAFTA 이후 콩과 옥수수 가격이 급락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한 대응책은 무엇인가.

▲멕시코 경제부가 옥수수 생산자를 충분히 돕지 못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 사실 2년 전 옥수수가격이 1t에 5200페소였는데 지난 해에는 4200페소로 떨어졌고, 올해는 3200페소로 급락했다. 이에 옥수수를 생산하는 국내 농업인들은 생산가보다 판매가가 줄어 이윤을 남기기 못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멕시코의 주식은 옥수수로 만드는 토르티야이다. 멕시코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옥수수가격이 떨어졌다 해도 토르티야 가격은 떨어지지 않았다. 이는 멕시코 내 브로커들이 개입해 옥수수 가격이 왜곡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멕시코 경제부와 금융기관들이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한국 방문에 앞서 멕시코와 중국의 정상이 함께 만난 것으로 아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나.

▲이번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멕시코를 방문한 것은 양국 정상이 양자관계를 다시 한번 다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양국 정상은 만남을 통해 각자의 원하는 부분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양국 관계를 강화하고 경제적 협력을 꾀했다. 중국시장에 멕시코 돼지고기, 프리미엄 데킬라 수출 확대에 대해 합의했다. 한국도 이처럼 의미있는 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정권이 바뀌면서 멕시코도 정책변화에 따른 파장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는가.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서 아시아권 국가에 대한 정책에 변화가 있다면 기본적으로 아시아의 여러 국가와 관계를 강화하려는 점이다. 니에토 대통령이 앞서 일본과 중국을 방문한 것은 우연이 아닌 이 같은 정책을 실현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번에 우리가 한국을 방문한 것 또한 마찬가지고 멕시코 정부에 한국 방문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멕시코 농축수산식품부 장관뿐만 아니라 환경부 장관도 이번주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은 멕시코에 있어 기회이고 멕시코가 따라가고 싶은 모델이다.

―멕시코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비롯해 관심이 많은데, 새로운 정권하에서 한국 기업들이 멕시코에 투자하기 위해 갖춰야 할 요건은.

▲이미 멕시코에 한국 기업의 FDI는 진행이 많이 됐다. 삼성을 포함해 한국 대기업들이 멕시코에 투자하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 가운데 예를 들면 에너지 분야, 전자분야, 가전제품 분야 등에서 멕시코에 관심이 많다. 앞으로는 한국의 금융기관들도 멕시코에서 함께 사업하기를 원할 것으로 본다.

ksh@fnnews.com 김성환 김문희 기자

■ 마르티네스 장관은

엔리케 마르티네스 장관은 1970년대부터 정부 기관에 몸담아 공직생활 경력만 50년 가까이 된다.

마르티네스 장관은 멕시코 몬테레이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공직생활을 시작, 1976~1978년 코아우일라주 예산집행부 차관을 역임했다. 이듬해부터 1981년까지는 코아우일라주 살티조 시장을 지냈고 이후부터 1987년까지 코아우일라주 내무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코아우일라주 헙헌 주지사를 시작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멕시코의 54대와 57대 연방국회 하원의원으로 정책을 입안하는 역할을 담당했고, 지역발전 및 생산지원위원회 위원장, 재정 및 공공 신용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대외적인 활동으로 국경 인접주 주지사 연맹회장, 코아우일라주 국립공공행정연구소 소장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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