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련, “금융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안, 외국자본의 약탈적 기업사냥에 노출 초래”
2013.06.14 08:56
수정 : 2013.06.14 08:56기사원문
과잉 규제 논란에 휩싸인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 법안'이 금융회사의 전략적 기업 활동에 제약으로 작용하고 국내 금융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외국자본에 의한 약탈적 기업사냥에 노출될 위험이 증가하는 부작용도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14일 한국경제연구원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의 문제점'(한경연 김미애 선임연구원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임시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금융회사 대주주 자격심사 강화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먼저 보고서는 "금융회사의 건전경영을 제고하고자 하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대주주 자격심사 강화 법안이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내포하고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보험법, 자본시장법, 여신전문금융업법 등에서 금융업의 인허가 시 또는 대주주 변경승인에 따른 자격심사만을 의무로 정하고 인허가 이후 대주주의 적격성 유지의무에 대해 구체적인 심사 규정이나 의무조항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번 강화안에서는 개별 금융업법을 개정해 주기적인 대주주 자격유지 심사를 의무화해 대주주에 대한 사후적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우선 적격성 심사대상이 대주주의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하고 있어 금융회사의 건전한 경영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특수관계인의 위법으로 인해 대주주 자격을 상실하게 되는 비합리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보고서는 "해외 사례의 경우도 금융회사의 주기적 적격성 심사는 임원, 이사 등 경영진을 대상으로 건전 경영 여부를 감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단순히 소유권만 가진 대주주에 대한 자격심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고서는 적격성 상실 사유가 되는 횡령 및 배임죄의 경우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경영활동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해까지도 법률 위반으로 간주한다는 것을 문제점로 꼽았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 대주주 등에 대한 특경가법 위반 시 형사처벌은 형법 뿐만 아니라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법 등 광범위한 법규 위반 사항까지도 그 대상으로 하고 있어 대주주들의 형법상 배임죄가 너무 쉽게 성립되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과잉 규제문제가 대두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보고서는 "결과적으로 금융회사의 전략적 기업 활동에 제약으로 작용하고 국내 금융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한편, 외국자본에 의한 약탈적 기업사냥에 노출될 위험이 증가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고서는 "횡령이나 배임을 결정하는 기준에 내재된 문제점을 신중히 검토해 대주주 자격요건에 포함시켜야 하며,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의 적격성까지 자격요건에 포함시키는 것은 철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주요 의사결정권자가 아닌 경우도 심사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