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촌 동생 이름이 결정적 단서.. 30대, 24년만에 가족 품에

      2013.07.03 16:41   수정 : 2014.11.05 12: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와 함께 '잃어버린 가족 찾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경찰청 182실종아동찾기 센터'의 도움으로 24년 전에 가족과 헤어진 30대 여성이 꿈에 그리던 가족과의 상봉을 앞두고 있다. 경찰청 182센터는 이 여성의 사촌 여동생의 이름을 유일한 단서로 가족들의 행방을 추적했으며 사연 접수 27일 만에 극적으로 이 여성의 부모를 찾는 데 성공했다.

3일 경찰청 182센터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던 신모씨(32·여·당시 7세)는 지난 1989년 6월 외출한 뒤 길을 잃고 거리를 헤매던 중 순찰 중이던 경찰관에게 발견됐다. 신씨는 당시 집주소, 가족의 이름, 연락처, 외출 이유 등을 기억하지 못해 미아보호소로 옮겨졌다. 이후 보육원에서 성장했다.

신씨는 서울에서 태어나서 아버지와 함께 살았으며 아버지가 새벽에 출근해 혼자 지내는 일이 많았다. 성인이 된 신씨는 자신이 성장했던 보육원과 서울시, 경찰서 등을 방문해 '가족을 찾고 싶다'는 사연을 접수했지만 '찾을 수 없다'는 연락만 받았다. 그는 경찰청 182센터가 가족을 찾아준다는 소문을 듣고 지난달 초께 '아기였을 때부터 엄마는 모른다. 보육원에서 지내면서 가족을 생각하는 자체가 너무나 힘들어 죽을 때까지 생각하지 말자고 결심했는데…이제는 가족을 너무 찾고 싶다. 가족을 찾는 데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는 사연을 접수했다.

신씨의 사연을 접수한 경찰청 182센터는 프로파일링 시스템 검색과 보육원 입소 자료, 보호시설 가족찾기 명단 등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가족으로 추정되는 630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이름이나 태어난 곳 등 모호한 자료만으로 630명 중에서 가족을 찾을 수는 없었다. 이 와중에 신씨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사촌 여동생의 이름이 '신○○'인 것 같다'는 단서를 제공했고 경찰청 182센터는 630명에서 사촌 여동생의 이름이 등록된 호적을 하나하나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신씨의 사촌 여동생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사촌 여동생을 통해 신씨의 아버지에 대한 기록, 집 구조, 어릴 적 추억, 가족관계, 길을 잃게 된 경위 등을 재확인했다.

딸의 소식을 전해 들은 신씨의 아버지(54)는 "죽은 줄만 알았는데…"라며 "많이 보고 싶고, 또 너무 미안하다. 가족들이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거리로 나섰지만 결국은 못 찾아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고 말했다.

부녀는 오는 12일 경찰청 182센터의 주선으로 상봉한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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