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다져 위기 이겨낸 ‘뚝심’.. 이젠 ‘글로벌 현대’다

      2013.10.20 17:24   수정 : 2014.11.01 12:08기사원문

'멈춰진 금강산관광' '시숙의 난 등 경영권 분쟁.'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주목받는 건 지난 10년간 '고난의 길' 때문이 아니다. 현 회장은 2003년 남편인 정몽헌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3자녀를 둔 가정주부에서 그룹 총수로 변신했다. 그러나 취임 전 어려움을 겪던 현대그룹을 10년 만에 매출 2배, 자산 3배 신장이라는 성과를 이뤄내는 등 견실한 기업으로 탈바꿈시켜 경영 능력을 증명했다. 21일은 2003년 현대그룹의 최대 위기상황 속에서 회장이 된 지 정확히 10년 만이다. 그룹의 상징적인 대북사업이 현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으나 현 회장은 이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미래 신성장 동력을 위한 사업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자산 3배, 매출 2배 성장

현 회장의 경영 10년을 통해 현대그룹은 자산 3배, 매출 2배 증가라는 급성장을 이뤘다. 그룹자산은 2003년 8조원에서 2012년 29조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으며 매출은 5조원에서 2012년 12조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은 성과는 현 회장이 취임 이후 내실경영에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을 최우선시하는 'SSI(Super Sales Initiative)'를 추진함으로써 '영업의 현대'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둬왔다. 또한 전사적 비용절감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현 회장은 해외시장에 미래의 먹을거리가 있음을 강조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를 강조해왔다. 현 회장은 지난 2012년 신년사에서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중동 등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시장별 특성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고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 회장은 2011년 4월 브라질 명예영사로 위촉되는 등 브라질과의 경제협력에 앞장서오고 있다. 같은 해 5월 현 회장은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 주(州) 정부와 교류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중남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지난 9월 한국·브라질 경제 교류 확대에 대한 공로로 브라질 정부가 주는 리우 브랑코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등 각 계열사는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글로벌 경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현대상선은 오늘날 전 세계 4개 본부 26개 해외법인, 75개 현지지점, 3개 해외사무소의 방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부터는 세계 최대 해운동맹 'G6'와의 협력을 기존 유럽에서 미주 지역까지 확대해 글로벌 영업망을 더욱 확대했다. 이와 함께 미국 타코마와 로스앤젤레스, 대만 가오슝, 부산 신항에 컨테이너 터미널을 운용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필리핀 등 해외법인 4개, 해외대리점 58개의 해외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중국 상하이에 해외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3월에는 브라질 현지공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말까지 베트남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해외법인 4개와 해외대리점 6개를 추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증권은 현재 뉴욕,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법인 3개, 해외사무소 2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하고 아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도 미국, 홍콩, 중국, 베트남, 인도, 독일, 영국 등 12개국, 16개 해외법인, 17개 현지지점을 통해 국제 물류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 회장은 그룹의 주력 업종인 해운업계에서도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현 회장은 지난 2011년 전 세계 정기 컨테이너선사 협의체인 '박스클럽 회의'의 만찬을 주도했다. 박스클럽은 세계 각국 유수 선사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집합해 매년 두 차례씩 세계 각지에서 열리고 있는 회의체로 2011년엔 서울에서 개최됐다.

■미래 신성장 기반 확보

올해로 금강산 관광이 일시 중단된 지 5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현 회장은 차분하게 대응하며 대북사업 재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춰 나가고 있다.

현 회장은 2013년 신년사를 통해 "현대그룹은 한국경제의 발전을 이끌고 남북 간 소통의 물꼬를 튼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는 기업"이라며 "남북 화해와 통일 초석을 다지는 역사적 사명과 자부심을 가지고 대북사업 재개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현 회장은 미래를 선도할 새로운 사업구조와 신성장동력의 기틀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하며 "새로운 시대의 가치이동(Value Migration)에 부합하는 균형 잡힌 사업구조와 신성장동력 발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자"고 주문했다.

이에 현대그룹은 계열사별로 적극적인 사업다각화를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해가고 있다. 현대상선은 해외 물류단지 및 터미널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중국 칭다오에 컨테이너 장치장(ODCY)을 개장했으며, 훈춘에 국제물류단지를 개발 중에 있다. 2014년 말에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컨테이너전용터미널 개장을 앞두고 있다. 현대증권 역시 대형 투자은행(IB) 업무, 헤지펀드 운용 등 수익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3월 '현대 고객케어센터'를 리뉴얼하고 원격관리시스템과 스마트기술을 접목시키는 등 혁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 소재 6성급 호텔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을 인수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정은 회장 취임 후 10년 동안 현대그룹은 크고 작은 위기를 겪었지만 탁월한 리더십으로 슬기롭게 극복해왔다"며 "앞으로도 현 회장을 중심으로 전 임직원이 똘똘 뭉쳐 또 다른 도약의 10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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