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우리자산 ‘눈독’ 왜?
우리투자증권에 묶여 패키지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우리자산운용에 키움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선 우리자산운용의 개별 매각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향후 인수 시너지를 고려하면 패키지 매입자가 우리자산운용만을 별도로 재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자산운용 내부에선 키움증권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몸값' 뛰는 우리자산운용?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와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투자증권·우리자산운용·우리아비바생명·우리금융저축은행)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오는 12월 16일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의 쇼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후보는 KB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파인스트리트 등 3곳이다.
주목할 것은 패키지 가운데 우리자산운용을 별도로 떼어 팔면 이를 사겠다는 후보들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키움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등 3곳이 주인공이다.이 밖에 우리아비바생명 개별 입찰에는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즈와 에이스생명 등이 쇼트리스트에 올랐다. 다만 시장에선 본입찰 과정에서 실제로 개별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 매각 측으로서는 개별 응찰자들의 본입찰 참여를 확신하기 어려워 패키지를 섣불리 풀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로 인해 패키지 인수 후보인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 파인스트리트 중 한 곳이 4개 기업을 일괄 매입한 뒤 패키지로 함께 사들인 매물을 제3자에게 되파는 시나리오가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우리자산운용의 경우 우리투자증권 패키지가 KB금융지주에 팔리면 KB자산운용과의 합병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워 매물로 되팔 수 있다는 주장이 새어나온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우리자산운용은 그동안 '파워인컴 펀드'로 인한 소송 탓에 골머리를 앓았고 실제 이로 인해 영업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며 "현재 우리자산운용의 기업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진 않지만 올 연말 관련 소송이 모두 마무리되면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콜!' 이유는?
때문에 우리자산운용 내부에선 벌써부터 제3자 매각안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키움증권이 우리자산운용을 인수해 키움자산운용과 합병한다면 '온라인 펀드도 키움'이란 슬로건을 걸고 내년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하는 펀드온라인코리아와 함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펀드온라인코리아의 경우 오프라인처럼 한번은 금융회사를 방문해서 실명확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이 영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키움증권의 경우 이미 이같은 기본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우리자산운용과 키움자산운용의 합병 시 온라인 펀드 판매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M&A)에 있어서 가격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인수 이후 시너지 등을 감안한 정당성"이라며 "당장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지만 기존 운용사의 시스템을 갖춘 우리자산운용과 키움자산운용이 합병하게 된다면 온라인 펀드 판매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피인수 이후 '출혈'이 키움증권이 가장 적을 것이라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KB금융지주의 KB자산운용(151명)이나 NH금융지주의 NH-CA자산운용(67명)과의 합병이 이뤄진다면 우리자산운용 측 인력이 대거 방출돼야 하는 반면 키움자산운용(28명)의 경우 현재 인력이 적어 그나마 구조조정 규모가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