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립스틱 1423원→2만2560원 ‘뻥튀기’ 심각
2014.04.09 17:33
수정 : 2014.10.28 13:20기사원문
수입가격이 개당 평균 1423원인 외산 A립스틱은 국내에서 무려 15배 가까운 2만1150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산 등산화 B브랜드 역시 켤레당 2만2560원에 수입하고도 시중에선 이보다 7.5배 비싼 16만9000원에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값싼 해외제품이라도 국내에 들어오면서 '고가'로 둔갑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수입업체들은 정보가 부족한 국내 소비자들을 우롱하며 과도한 이익을 챙겨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낮은 가격의 제품이 주로 수입가와 판매가 차이가 커 이들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남기고 있는 상황이다.
관세청은 9일 정부의 해외 직접구매 활성화 방안 발표와 때를 맞춰 생수, 전기면도기, 유모차, 진공청소기, 전기다리미, 승용차 타이어, 가공치즈, 립스틱, 등산화, 와인(칠레·프랑스·미국산) 등 공산품 10종에 대한 수입가격과 시중 판매가격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가격 공개품목은 지난해 60개에 이어 올해에는 70개로 늘었다.
이들 10개 품목은 평균 국내 판매가격이 수입가격에 비해 약 2.7배에서 9.2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립스틱이 9.2배로 가장 차이 났고 와인(4.8배), 등산화(4.4배), 진공청소기(3.8배), 유모차(3.6배) 순이었다.
주로 프랑스,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립스틱은 수입가격이 개당 122원에서 3만1156원에 수입되고 있지만 실제는 평균적으로 이보다 9.2배 높게 팔리고 있다. 수입가가 3144원인 제품은 11.1배 높은 3만5000원에, 8028원에 수입한 제품은 5배에 달하는 4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립스틱 수입량은 약 267t으로 2011년(245t)에 비해 약 9% 증가했다.
등산화도 마찬가지다. 8만4000원에 들여온 C등산화는 약 24만원에, 2만5000원가량에 수입한 D등산화는 16만9000원에 팔리며 수입가 대비 판매가격은 2.9배, 6.7배 높게 나타났다. 이들 등산화는 중국(61.3%), 베트남(2.58%), 인도네시아(5.6%) 등에서 주로 수입하고 있다.
독점으로 수입하는 유모차는 최고 4.3배까지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평균 수입가가 13만1628원인 유모차를 56만9500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유모차의 경우 대당 2만7037~67만9140원에 수입되고 있지만 국내 평균 판매가격은 이보다 약 3.6배 높다. 약 40만원에 수입한 유모차는 이보다 2.8배 높은 134만원가량에 팔리고 있다. 주로 선진국 브랜드로 알려진 이들 고가 유모차는 사실상 중국산이 86%인 반면 이탈리아산(5.8%), 네덜란드산(5.3%), 미국산(2.3%)은 미미하다.
대부분을 수입산에 의존하는 와인의 경우도 국내 판매가격이 수입가보다 4.8배 높다. 원산지별로는 칠레산이 5.1배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국산 5.0배, 프랑스산 4.37배로 조사됐다. 4000원에 수입되는 칠레산 와인은 6배인 2만5000원에 판매됐다.
관세청은 이처럼 판매가격을 부풀리면서 발생하는 유통마진은 수입업체가 30%, 공급업체가 15~20%, 백화점 등 유통업체가 30~35%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별도로 물류비용이 5~7%, 사후관리(AS)와 판촉지원이 각각 10%가량씩이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