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력엔 ‘속좁은 가구공룡’ 이케아

      2014.04.24 17:13   수정 : 2014.10.28 04:03기사원문
'가구공룡' 이케아(IKEA)가 경기도 광명 1호점 개점을 6개월 앞두고 있지만 주변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방안은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해 빈축을 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케아는 지난해 8월 광명 1호점 입점이 최종 확정된 시점부터 광명시 및 지역 소상공인 측과 상생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에서 소상공인 측은 매장 내에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진열 공간을 요구한 반면 이케아 측은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 지역 부지 매입비용이 높아 이케아 매장만으로 꾸미기에도 빠듯하다는 것. 또 직영매장에 100% 자사 제품만을 진열한다는 본사 방침에 어긋난다면서 별도의 부지를 마련해 저렴한 임대료로 중소 가구업체들을 입주시키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공공이익과 자사 이미지 제고를 위해 수익금의 일부를 환원하겠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부지 임대 방안은 기존 영업 터전을 떠나야 한다는 위험 부담이 있어 중소 가구업체 측에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 상생협력에 미온적인 이케아의 태도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자체의 입점 유치과정을 지적한다.

중국·일본 등 이케아가 점포를 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움직였던 주변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광명시가 스웨덴 본사까지 찾아가 '모셔오기' 위해 공을 들였다는 것. 실제 중국은 이케아 개점 전 매장 옆에 부지를 확보해 소상공인들을 이주시켰고, 일본은 이케아 매장을 도심과 떨어진 곳에 허가하는 등 지자체가 소상공인 보호에 직접 나섰다.

김남현 광명시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시장의 농산물도 중국산과 국산을 함께 진열해 소비자 선택을 돕고 있다"면서 "고가의 가구는 중소업체 제품까지 함께 진열해 소비자가 비교해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광명점은 이케아의 첫번째 한국매장으로 상징성이 있다"며 "여기서 합의하지 못하면 2호·3호점이 세워질 지역의 소상공인까지 후폭풍이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케아와 지역 소상공인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의원(경기 광명을)은 파이낸셜뉴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기업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케아가 제안한 방안은 현실적으로 부지확보가 쉽지 않고 소상공인들도 자리를 옮기는 것에 대해 꺼려한다"면서 "사회적 책임 경영으로 유명한 이케아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본국인 스웨덴이나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것만큼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해외 점포의 소상공인 협력 사례는 한국 지사에서 파악하고 있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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