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을 다 걷고 나면, 희망이 보이겠지.. ‘걷기 여행길’

      2014.05.08 17:44   수정 : 2014.10.28 00:31기사원문

'세월호 참사' 여파로 5월 황금연휴가 차분하게 지나갔다. 시끌벅적 여행길에 나서는 것조차 부담이지만 피지도 못하고 짧은 생을 마감한 어린 학생들의 주검은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청록의 푸르름과 함께 평소 같이하지 못한 가족과 함께 걸으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한 산책길을 소개한다.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1~2시간 걸을 수 있는 코스와 3~4시간대의 부담 없는 코스로 10곳을 추려 봤다. 한국관광공사 '걷기 여행길'(www.koreatrails.or.kr)에서 청명한 5월 걷기 좋은 길을 추천받았다
■어린이들과 함게 걸어요


▶경기 남양주시 다산길 2코스=능내삼거리에서 마재마을 연꽃호수를 거쳐 실학박물관, 다산 유적지까지 이어지며 끝난다.
강변길, 호숫길부터 숲길, 시골마을길, 야트막한 산길이 이어지며 다이내믹한 경관을 선사한다. 팔당호변 소내 나루터에는 황포돛배가 정박해 있어 조선시대 포구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산 유적지, 경기도 실학박물관, 연꽃체험마을 등 문화.역사.체험 공간이 알차다. 경로는 마재마을~다산유적지~능내1리 마을회관으로 2시간이 걸린다.



▶전남 담양 오방길 1코스=관방제림부터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까지 이어진다. 관방제림은 영산강 최상류 담양천의 물길을 다스리기 위해 조성한 숲으로 사계절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큰 나무는 수령이 300∼400년이고 작은 나무는 철종 5년(1854)에 황종림 담양부사가 심은 것이라고 한다. 천연기념물 366호로 지정됐고 1.2㎞ 구역 안에는 200년이 넘는 팽나무.푸조나무.개서어나무 등이 장관을 이룬다. 관방제림에서 벗어나 학동교차로를 지나면 담양의 자랑이자 나무동굴을 연상시키는 메타세쿼이아길이 펼쳐진다. 여름이면 가로수가 풍성하게 우거지고 겨울에는 눈이 아름답게 쌓이는 등 계절별로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1시간20분 거리.

▶서울 용산가족공원 산책길=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가족과 오붓하게 걸을 만한 길은 많다. 한국 최대 박물관인 국립중앙박물관을 거쳐 도심 속의 녹색 쉼터 용산가족공원을 탐방하는 코스다. 박물관 외부에는 야외정원을 따라 석탑, 석등, 석비 등의 다양한 석조 미술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야외전시장을 따라 용산가족공원이 이어진다. 경로는 이촌역~국립중앙박물관~거울못~용산가족공원~보신각종~이촌역으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경남 김해 가야사 누리길 1코스=찬란했던 가야의 문화와 현대적 도시미를 동시에 느낄수 있는 길로 가야국 해상무역의 영화를 간직한 해반천을 따라 걷다 보면 가야의 향기가 묻어 나는 유적들을 만날 수 있다. 김수로왕 탄생 설화가 깃든 구지봉을 비롯해 수로왕비릉, 김해향교, 북문, 수로왕릉, 대성동 고분, 봉황동 유적 등 가야문화를 대표하는 중요문화재가 위치해 흘러간 가야문화를 한눈에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낮에는 유구한 역사가 빛나는 고즈넉한 길이라면, 밤에는 야경이 빛나는 현대적인 길로 변신하는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역사의 현장이다.



▶대구 골목투어 2코스 근대문화골목=대구 중구 골목투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경상도 말로 '길다'에서 기원하는 달성 서씨 집성촌 진골목, 선교사 주택 등 대구 기독교의 발상지이며 3·1운동의 기운이 서려 있는 3·1운동길, 영남 최초의 고딕건축물인 계산성당, 민족저항시인 이상화 고택, 국채보상운동의 서상돈 고택, 역사·문화자원이 집적된 코스로 다양한 대구의 근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2~3시간 부담 없는 산책을

▶경남 함양 선비문화탐방로 1코스=서하면 화림동 계곡은 조선시대에 과거 보러 떠나는 영남 유생들이 덕유산 60령을 넘기 전 지나야 했던 길목으로 아름다운 정자와 시원한 너럭바위가 많아 예부터 팔담팔정(8개의 못과 정자)이 있는 곳이다. 이러한 화림동 계곡을 나무데크로 이은 '선비문화탐방로' 중 1코스는 거연정, 군자정, 영귀정 등 옛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많은 정자와 계곡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길은 목재데크로 이뤄져 있고 숲속을 거닐면서 계곡을 내려다볼 수 있다. 탐방로는 대부분 경사가 완만해 온 가족이 모두 함께 걸을 수 있다.

▶경기 여주 여강길 4코스=세종대왕릉을 찾아 신륵사에서 시작해 여강(남한강)을 따라가는 코스다. 여주읍내에서 경기도 최대 전통장 가운데 하나인 여주오일장을 만날 수도 있다. 우암 송시열 사당인 대로사를 거쳐 세종산림욕장에 오르면 소설 '장길산'에서 여옥이와 이별하는 배경이 되는 양섬이 한눈에 보인다. 코스 막바지 효종대왕릉에서 세종대왕릉으로 가는 숲길이 하이라이트다. 경로는 신륵사~여주도서관~연인교~영월루~여주시청~여주5일장~대로사~세종산림욕장~효종대왕릉~세종대왕릉으로 2시간30분 걸린다.

▶경북 문경 새재 넘어 소조령길 1코스=문경새재가 위치한 조령산, 주흘산의 아름다운 경관과 옛길 주변의 자연경관은 감탄을 자아내는 역사와 자연이 있는 길이다. 문경새재는 관문으로 향해 갈수록 산세가 가파르게 변하지만 산과 나무, 그리고 개울에 취해 길을 걷다 보면 어느덧 험준한 요새의 중심지인 조곡관에 다다른다. 조곡관은 문경새재의 제2관문으로, 조곡관 사이사이를 흐르는 용천수가 유명하다. 특히 이 주변에는 드라마 '태조 왕건' 촬영장, KBS 문경 촬영장 등이 있어 과거와 현실이 공존하는 듯한 기묘한 착각을 일으킨다. 조령관, 이 관문만 넘으면 문경새재길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진다. 20m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수옥폭포의 웅장한 풍경은 그동안의 고생을 씻어주듯 시원하다.

▶전남 영암 월출산 기찬묏길 1코스=월출산은 기암절벽으로 형성돼 산세가 금
강산과 비슷해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린다. 월출산 자락을 따라 걷는 코스로 난이도가 높지 않아 가족 단위 여행객이 걷기 좋은 코스다. 특히 5월에는 월출산 아래에서 익어가는 보리밭 풍경이 인상적이다. 코스는 천황사 주차장~(0.9㎞)탑동약수터 ~(3.6㎞)기체육공원~(1.5㎞)기찬랜드 총 6㎞ 구간으로 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충북 단양 소백산 자락길 6자락 온달평강로맨스길=6자락은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길이다. 산책로 아래 굽이치는 남한강의 아름다운 경치가 탐방객을 따라다닌다.
산길을 걸으며 화전민의 삶을 엿볼 수 있고 강가에서 피어나는 물안개가 운치를 보태는 6자락은 임산물 채취 체험을 겸할 수 있으며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사랑이야기가 전하면서 붙여진 온달산성의 역사탐방과 온달관광지 등을 관람할 수 있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레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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