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철도 도시형자기부상열차 시승식

      2014.05.14 18:06   수정 : 2014.10.27 13:55기사원문

14일 인천공항철도 도시형자기부상열차 시승식 현장. 인천국제공항역에는 노란빛을 띠는 날렵한 몸통에 옆구리에는 검은 띠를 살짝 두른 자기부상열차가 내외신 기자들을 맞았다.

"기관사님, 열차 부상해주세요."

한형석 도시철도차량시험인증센터장의 일성에 내외신 기자를 포함한 탑승자들은 플랫폼을 응시하며 8㎜의 차이를 느끼기 위해 오감을 집중하는 눈치였다.

한 센터장이 "부상(떠오른 것)이 느껴지시나요"라고 되묻자 "잘 모르겠어요"라는 대답과 함께 군중들 사이에서는 가벼운 웃음이 번졌다.

"인천공항철도의 출발 선로의 특징은 4%의 경사입니다. 이 구간을 지금부터 부드럽게 올라가 보겠습니다.

"

그의 출발 명령에 따라 자기부상열차는 '쉬이잉'소리와 함께 날쌘 말벌처럼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순간 가감속능력이 4㎞/h/s 의 위력을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곧이어 영종도 주변의 푸른 바다와 갯벌이 펼쳐졌다. 열차가 국제업무단지역을 지나 워터파크역을 향해 달려갈 때쯤 차량의 모든 유리창이 우윳빛으로 순식간에 변하자 곳곳에서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이에 한 센터장은 "주거지역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라며 "한국에서 반응이 좋아 앞으로 생산되는 전철이나 경전철에서 많이 채택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열차의 앞머리가 워터파크역사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갈 때도 기존 바퀴열차들 특유의 덜컹거림 대신 무리 없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은 레일과 열차사이를 정확하게 8㎜만큼 벌려놓는 자석의 힘 때문에 가능하다.

꿈의 열차로 불리는 자기부상열차는 자석이 철 레일에 달라붙으려는 성질을 이용해 차체를 공중에 띄워 달리는 열차다. 다른 열차처럼 바퀴와 레일 사이의 마찰이 없어 진동이나 소음이 매우 작다. 열차 2량이 연결된 상태로 시운전 중인 자기부상열차는 총길이 12.5m, 폭 3.7m다. 실제 운행 중 열차 1량의 끝에서 끝까지 떨어진 거리에도 마이크나 확성기의 도움 없이 육성으로 대화가 전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퀴·기어·베어링 등 회전체가 없어 전체 운영비의 80%를 차지하는 유지 보수비와 인건비도 최소화할 수 있어 경전철이나 지하철에 비해 저렴한 것도 특징이다.

한 센터장은 일본의 운영사례를 예로 들면서 "일본의 경우 2005년에 자기부상열차를 개통한 이후 1년 뒤까지 선로를 보수하거나 유지하는 데 비용이 들지 않고 무리 없이 운영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운전에 앞서 한국기계연구원 도시철도차량 인증센터가 2011년 9월부터 4개 열차에 대해 52개 성능시험을 시행하고 성능인증서를 발급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이로써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2개월간의 시운전을 거쳐 7월에는 총 3대의 자기부상열차가 인천공항철도역을 시작해 용유역까지 6.1㎞ 구간을 달리게 된다.

임용택 한국기계연구원장은 현대로템 한규환 부회장에게 성능 인증서를 전달하면서 "이번 시승식은 1989년 시작한 사업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자리이자 국산기술이 가시화되는 현장"이라며 "도로교통망에 자기부상열차를 도입되면서 환경친화 교통기술이 실현되는 시발점이 됐다"고 의의를 밝혔다.

현대로템 한규환 부회장은 "현대로템은 국내 대전도시철도 2호선뿐 아니라 러시아의 상트페트르부르크에 자기부상 열차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 레일웨이 마켓이 레드오션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자기부상열차가 최적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전광역시는 도시철도 2호선에 자기부상열차를 적용해 2020년 총 36㎞ 구간에 걸친 순환형으로 완공할 예정이다. bbrex@fnnews.com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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