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총잡이’, 조선 개화기에 대한 역사적 고증은?

      2014.06.26 16:11   수정 : 2014.06.26 16:11기사원문

25일 첫방송을 시작한 '조선총잡이'가 폭발적인 관심을 얻으면서 조선 개화기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KBS 2TV 새수목특별기획드라마 '조선총잡이(극본 이정우 한희정, 연출 김정민)'는 조선개화기 개화파와 수구파의 갈등에 휘말린 두 청춘 남녀의 로맨스와 조선 제일의 검객에서 민중의 영웅으로 거듭나는 총잡이의 활약을 그린 액션 활극이다.

드라마에서는 박윤강(이준기 분)과 정수인(남상미 분)의 로맨스와 함께 검과 총의 맞대결 그리고 조선 개화기의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이 그려졌다

. 특히 대원군의 섭정을 벗어나 직접 개혁 통치에 나선 젊은 군주 고종(이민우 분)과 수구파 대신들의 갈등을 그렸다. 고종은 자신의 통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안동 김씨를 중심으로한 수구 세력 대신 개화파 학자들을 대거 중용하려 했다.

수구 대신들은 왕의 개혁 정책을 무산시키기 위해 조선 제일의 저격수로 하여금 개화파 학자들을 암살한다.
서구식 신식 무기인 총이 개화파 지식인들을 살해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수구 세력이 지키려했던 것 조선이 아닌 자신들의 기득권이었던 것이다.

극중에서는 고종이 개화파 지식인들을 대거 등용해 안동 김씨를 중심으로 형성된 수구대신들을 견제하려 한다. 그러나 실제 역사에서 고종이 친정을 했을 당시에는 개화파 지식인들보다 자신의 처가인 명성왕후 세력 연흥 민씨 세력의 힘에 의지했다.

대원군이 안동 김씨 세력과 맞서려 했을 당시에는 오히려 개화파 지식인들을 대거 기용했다. 박규수, 오경석, 유대치, 이동인으로 대표되는 개화파 1세대의 제자들인 김옥균, 박영효, 서재필, 홍영식 등 개화파 2세대들이 대원군 때에 정계에 진출했다.

대원군은 외세에 맞서 문을 걸어 잠그는 쇄국정책을 펼쳤지만 국제 정세와 서양 신식 문물의 위력을 모를 정도의 무지한 위인은 아니었다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설명이다. 오히려 고종은 대원군의 그림자를 벗어나기 위해 처가인 연흥 민씨 세력에 힘을 실어주며 조선말 정치적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대원군이 안동 김씨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기용한 개화파 지식인 중 급진파에 속한 이들이 고종의 처가인 연흥 민씨 세력과 결탁을 했다가 갑신정변을 일으켰고, 이들 중 살아남은 후예들이 훗날 조선을 일본에 바친 친일파들이었다는 것이다.

조선 개화기는 '명성왕후' 같은 정통 사극 또는 '별순검'과 같은 장르형 사극에서 다뤄졌다. 개화기 이후 조선이 망하고 일제 강점기의 아픔을 겪었기에 그 당시를 다룬 사극의 분위기는 대체로 무거운 편이다.

'조선총잡이'는 이같은 무거운 분위기를 버리기 위해 젊은 두 남녀 주인공을 내세웠고, 애절한 로맨스와 화끈한 액션을 가미했다.
여기에 정치 스릴러적인 요소를 첨가해 사극이 갖고 있는 무게를 더하려고 했다.

'조선총잡이'는 퓨전사극이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허구적인 요소를 가미할 수 있지만 자칫 제대로된 고증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여창용 기자 new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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